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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이 말하는 3D와 미래영상


지난달 11일 ‘영화 흥행의 제왕’ 제임스 카메론이 처음 우리나라를 찾았다. <타이타닉>으로 세계 영화 흥행사를 다시 쓴 지 10년. 카메론은 영화 <아바타>로 자신이 세운 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 영화사를 새로 작성했다. 모션 캡처 방식의 풀 3D 영화 <아바타>는 제임스 카메론이 15년 전에 구상한 역작으로, 2009년에야 빛을 보게 됐다. 개봉과 동시에 전세계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며 흥행 가도를 달린 <아바타>는 <타이타닉>이 세운 기록을 경신하며 세계 영화 흥행 1위 자리에 올랐다.

제임스 카메론은 3D로의 진화는 “영화가 무성에서 유성으로, 흑백에서 컬러로 변화해갔던 것처럼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결과”라고 말하며 필연성을 강조한다. 이틀간에 걸쳐 진행된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조기 연설을 비롯해 국내 취재진과의 기자간담회, 삼성전자 3D TV 개발실을 찾아 한국의 3D 기술력을 눈으로 확인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3D 영상 보급에 나설 것을 약속한 제임스 카메론은 “한국인은 얼리어답터다. 3D 발전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3D, 미래영상 혁명 이끌 것”

제임스 카메론의 3D에 대한 신념은 확고했다. 그는 3D로 처음부터 촬영하는 것보다 2D로 찍어 3D로 변환하는 것이 제작비 측면에서 절약된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틀린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촬영 할 때부터 3D로 찍는 것이 영상 품질이 훨씬 뛰어나다. 또한 향후 모든 방송사가 3D 방송을 하게 되면 2D로 촬영해 3D로 변환하는 것 역시 처음부터 3D로 촬영하는 것과 비슷하나 추가 예산이 들 것이다. 2D로 찍어 3D로 변환하라는 말은 지금 감독들에게 흑백으로 찍어 컬러로 바꾸라는 말과 같다. 영화를 만드는 감독들 가운데, 흑백으로 자신의 영화를 상상하는 사람이 없는 상황인데 말이다. 감독의 창의성이 방해받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3D로 촬영하는 것이 맞다. 향후 1~2년 안으로 이러한 영상 변환에 대한 아이디어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임스 카메론은 3D가 미래 영상을 주도할 것이라 강조하며 가까운 시간 내에 3D 영상과 디스플레이가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기업이 3D 관련 장비를 선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카메론은 삼성이나 LG 등의 기업이 3D 디스플레이어를 속속 내놓으며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 말했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술에 빠르게 적응하는 얼리어답터 성향이 3D 시장 발전의 가속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방송 콘텐츠 제작자들이 3D 교육을 받아 제대로 된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3D 기술의 길은 어디로?

3D 영상이 대중화되기까지는 아직 갈 갈이 멀다. 현재까지는 일부 극장용 콘텐츠에만 한정돼 있으며 3D TV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역시 태부족이다. 이에 대해 제임스 카메론은 가정 내에서 불편없이 3D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극장에서는 감상시간이 2시간 내외이기 때문에 안경을 쓰고 영상을 보는 데 큰 거부감은 없다. 하지만 3D TV로 성공하려면 여럿의 시청자가 HD 화질을 안경 없이 3D로 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당분간은 어렵고 과도기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경 없이 3D를 볼 수 있는 기기는 가장 먼저 랩톱이 될 것이고, 향후 태블릿, 아이폰 등에 이어 3D의 본격적인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본다.”

제임스 카메론은 자신의 영화 <아바타>에서 첨단 기술력을 직접 도입했고 많은 시행착오와 도전을 거쳐 완성품을 선보였다. 그가 내다보는 미래기술은 과연 어떤 것일까. 카메론은 “현재는 3D를 완벽하게 발전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 이후의 기술력은 논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영화의 히스토리를 생각해보면, 먼저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화면이 컬러로 바뀌기 시작했으며 서라운드 사운드가 선보였다. 이제 마지막 단계가 온 거다. 소리에 이어 보는 것도 입체적으로 느끼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인간이 느끼는 감각 수준으로 영화를 느끼는 수준이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3D도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다. 초당 프레임 속도와 화면 밝기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하다. 아직까지 홀로그램이나 4D 등은 이르다고 본다. 3D를 잇는 새로운 기술 변화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 본다. 내 새 영화도 <아바타>에서 사용한 기술력을 검증하고 좀 더 발전시키는 형태로 만들 계획이다.”

카메론·삼성·SM, 최고의 3D 시너지 기대

제임스 카메론은 첫 방한 일정을 바쁘게 보낸 가운데, 삼성전자 3D TV 개발실을 찾아 각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카메론은 개발실을 둘러보며 삼성의 신제품 9000 시리즈에 대해 “대단히 슬림하고 3D 효과가 높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제임스 카메론은 방한 기간 동안 삼성전자와 SM엔터테인먼트와 3D 콘텐츠 협력 관계를 체결, 앞으로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번 협력으로 <아바타> 제작팀은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와 콘서트를 3D로 촬영하고, 삼성전자는 촬영된 3D 콘텐츠를 3D TV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다. 3D 영상으로 촬영한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와 콘서트를 3D 블루레이 타이틀로 제작, 세계 전역 삼성 3D TV 판매망에서 시연하는 동시에 3D TV 구매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것.

삼성전자와 제임스 카메론의 협력은 올 초부터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임원진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카메론과 만남을 갖는 등 제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노력의 결실로 협력 관계를 맺게 된 삼성과 제임스 카메론, 여기에 국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사 SM의 결합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윤부근 사장은 “3D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속적인 확대에 주력할 것이며 3D 펀드를 만들 계획이다”며 “세계 최고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제작팀과 협력, 더욱 풍부한 3D 콘텐츠를 통해 3D TV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제임스 카메론의 다음 이야기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다. 나비족이 해양 생태계에서 어떻게 적응하는지가 그가 풀어낼 줄거리. 3년이 흐르고 제임스 카메론이 바다를 배경으로 또 어떤 기기묘묘한 그림과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다. M

글|정명화 기자 some@inews24.com, 사진|김현철 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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