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이 출범하면 한정된 방송 광고 시장을 둘러싼 '피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실상 188개 채널이 약 3조에 불과한 광고 시장을 나눠 갖는 구조 속에서 종편이 생존 경쟁에 나서면 서로 뺏기고 빼앗는 제로섬 게임이 심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20일 방송회관에서 방송통신연구원 주최로 열린 '국내 미디어환경 변화와 방송광고시장의 전망' 토론회에서 숭실대 김민기 교수는 "국내 방송시장은 188개 채널이 경쟁하는 레드오션인데 종편이 3개 이상 등장하고 이들이 생존경쟁을 시장한다면 방송시장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탈법, 불법을 막론하고 카메라를 들이댄 영업을 시작한다면 각 종편들이 최소한 기존 보도PP의 2배 영업력으로 광고를 끌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과기대 김광호 교수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종편에서 4천억~5천억 광고 수익을 가져간다면 현재 경쟁력 있는 지상파보다 취약 매체의 광고의 비중이 줄어들 수 있어 사회 전체적 측면에서 여론 다양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유일기 실장도 "종편은 광고 시장 측면에서 제로섬 게임으로 심화돼 피튀기는 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향후 3~5년은 춘추전국시대로 혼란스런 상황이 될 것이며 이 시기를 겪은 뒤 삼국시대가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롭지만 공평한 시장돼야"
토론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방송 광고 시장이 자유롭지만 공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광호 교수는 "방송 광고 시장에서 무제한의 자율경쟁보다는 자유롭지만 공평한 시장이 돼야한다"고 제언하며 "광고 시장 발전 차원에서는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새로운 현상에 대해 자체적으로 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종편과 관련, 광고 시장 격변기를 대비해 관련 논의 기구를 출범시키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양대 조병량 교수는 "1999년 방송개혁위원회, 2002년 광고산업진흥협회처럼 한시적으로 관련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해 관련 쟁점들을 다루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하며 "시청자 없는 광고가 없는 만큼 쟁점을 다루는 데 시청자를 중요 포인트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당국의 올바른 방향제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투명한 광고 거래와 질서유지를 위한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유일기 실장은 "종편이 등장하면 미디어 시장이 개편되고 상당한 채널들이 M&A되는 등 유료시장 정상화가 화두가 될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 실현이 관심사가 되는 한편 광고 규제 완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정책 당국의 방향 제시가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국방송광고공사 오세성 연구위원은 "종편 도입으로 인해 광고 거래 질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어 시장을 공정하는 유지하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광고 거래 투명성, 전체 매체 간의 미디어 소비와 광고소비, 점유 등이 투명하게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현주기자 hann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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