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말없이 추락하던 KT와 LG텔레콤의 주가가 13일 반등에 성공했다.
이 날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마케팅 비용 제한 가이드라인이 회사별 유불리를 떠나 KT와 LG텔레콤의 주가에는 호재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 및 마케팅 제한 발표 등이 섞여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증권가는 "당초 우려됐던 예외 규정 등 독소조항이 포함되지 않았고 총액 규제가 아닌 유,무선 분리 규제이기 때문에 확실히 비용 절감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통신사들의 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업체별 유불리 떠나 주가는 KT-LGT 편
13일 KT는 전일보다 1.09% 오른 4만6천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날 코스피가 1.9% 오른 것과 큰 차이가 없는 상승 수준. 하지만 연일 내림세를 보였던 최근 시황에 비하면 의미있는 반등이다.
LG텔레콤 역시 0.9% 오른 7천860원에 장을 마쳤다. LG텔레콤도 지난 4월30일 8천300원을 고점으로 가파르게 추락하다 13일 마케팅비 규제 관련 발표가 있었던 10시부터 반등해 한 때 2.4%가 넘는 상승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이번 규제가 이 회사에 다소 유리하다는 업계 분석에도 불구, 주가는 하락하는 모습이었다.
같은 날 오전에 발표한 무선데이터 이용 요금 인하 전략에 따른 수익성 감소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의 마케팅 비용 규제 가이드라인은 통신업계가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고 이 비용을 요금 인하나 신기술 및 신규 콘텐츠 개발 등에 투자하도록 유도하자는 차원에서 지난 3월 초 통신3사 CEO와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큰 틀에서 합의한 내용을 구체화 한 것이다.
이 규제는 단순 '권고안'이기 때문에 강력한 법적제재가 뒤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방통위측은 강조했지만, 마케팅 비용 규제에 강한 의지를 피력한 만큼 업체들의 경쟁 자제 움직임도 가시화 되리라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결과적으론 SKT에 유리할 것"
대우증권 변승재 연구원은 "과거에도 정부차원의 이같은 마케팅 규제 시도는 몇 번 있었지만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엔 방통위에서 여느때와 달리 강력한 기조를 보이는 만큼 어느정도 과열경쟁 자제에 실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이같은 비용 제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업체별로 많게는 매출의 5%에 가까운 비용을 소모비용에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실적 개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유선 부문과 무선 부문을 분리해 규제하기 때문에 업체별로 유리함과 불리함은 다소 차이가 있다.
특히 유선 마케팅에 애당초 8% 안팎의 비용만을 사용해 왔던 KT의 경우 "무선 마케팅을 제한받게 돼 SK텔레콤과의 시장 격차가 고착화되게 됐다"며 억울해 하고, SK텔레콤 측은 "KT가 유선 부문에서 무려 1조원 가까운 비용을 집행할 수 있도록 허가한 셈"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증권가는 "결과적으로는 SK텔레콤이 유리할 것"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고 있다.
변승재 연구원은 "KT의 경우 유선 부문에 비용을 안쓰고 싶어서 안 쓴것이 아니다. 유선 사업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수익도 높지 않은데, 비용 지출을 늘릴 수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유선과 무선 비용을 분리하도록 돼 있고 전용마저 쉽지 않아 SK텔레콤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평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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