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국회 대정부 질문 등을 통해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면서 곧 시작될 예산국회에서 여야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더구나 4대강 사업이 10일 착공 예정이어서 이와 관련된 여야의 신경전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야당은 4대강과 세종시 문제에 대한 비판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문제는 이명박 정권의 성격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환경영향평가가 끝났다는데 634km에 이르는 4대강을 불과 4개월 만에 끝냈다는 것을 국민 누가 납득하겠나"라며 "대한민국은 4계절이 있는데 겨울과 여름 생태계가 같을 수 없다. 어떻게 제대로 환경영향 평가를 했다고 할 수 있나"라고 질타했다.
그는 "우리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가 꼭 이뤄져야 한다"며 "민주당은 4대강 사업의 불요불급한 예산을 백지화하고 거기에 들어가는 재정을 교육과 복지, 지방재정 확충에 쓰도록 예산 국회에서 철저히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4대강은 터무니 없이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는 반면 세종시는 정 반대"라면서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복합도시에 모든 것이 들어가 있어 플러스 알파도 필요없다. 따라서 원안 추진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은 이회창 총재가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여권이나 언론이 세종시 문제를 여당 내 친이-친박 싸움으로 몰고 가고 있는데 이는 세종시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여권의 이러한 태도는 박 전 대표를 회유하고 극복할 수 있으면 세종시 원안 수정을 한나라당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오만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이명박 대통령이나 여권이 세종시 문제의 본질을 이렇게 파악하는 한 세종시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충청권과 정권의 사활을 건 싸움을 하고 싶다면 그렇게 행동하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은 4대강 문제도 박선영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모든 건설에 환경영향 평가는 필수적인 법적 요건인데, 환경영향 평가를 불과 4~5개월 만에 끝냈다"라며 "더구나 정부의 2012년 '4대강 수질 예측 결과'의 절반 이상이 왜곡되고 조작된 자료를 기초로 만들어졌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환경영향 평가에서 새는 바가지가 4대강 사업에서 안샐 리 있겠나"라면서 "4대강 사업은 사업의 정당성에서부터 반드시 되짚어 봐야 한다. 4대강 사업은 꼭 필요한 홍수 예방과 치수 사업만으로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역시 강기갑 대표의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사업에 맹공을 펼쳤다.
강 대표는 "지난 10.28 재보궐 선거결과는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의 독선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정서를 보여주는 민심의 가늠자였다"면서 "그러나 이명박-한나라당 정권은 국민의 따가운 회초리에도 반민주적인 일방독주를 고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미디어법 재논의 거부, 세종시 원안 전면 수정, 무리한 4대강 사업 강행은 이 정권의 오만과 독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안개 속에 빠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4대강 사업은 대운하를 위한 전 단계 사업으로 이미 국민들로부터 검증된 국가파탄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은 지금 즉시 중단되고 22조원의 막대한 4대강 예산은 서민우선, 민생예산으로 전환돼야 한다"면서 "민주노동당은 부동산 투기꾼과 건설족만 배불리는 4대강 사업을 반드시 중단시켜 민생예산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야권이 한 목소리로 세종시와 4대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예산 심의를 통해 이를 바로잡겠다고 공언,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야권의 공격을 정치 공세로 몰면서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4대강 공사는 한민족 발전을 위한 역사적인 첫 삽"이라면서 "민주당은 정략적인 4대강 공세를 중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장 사무총장은 "식자들은 4대강이 제2의 청계천으로 야당이 몰이성적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며 세종시에 대해서도 "대통령의 고뇌를 함께 이해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더 나은 변화가 필요할 때 결단을 내리는 것도 역사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서 "더 진지한 대화와 숙고 필요할 때"라고 주장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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