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기술을 볼 때 LTE는 나이 어린 '적자'고, 와이맥스는 성장한 '서자'가 아닌가 생각된다. LTE는 적자이기에 별로 걱정 안 하지만 와이맥스는 투자가 많이 돼야 해 누가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모다정보통신 김용진 전무)
29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한국통신학회 주최로 열린 '4G 핵심기술과 진화전략' 심포지엄에서는 4세대(G) 이동통신 기술에 대한 개념 정의부터 최근의 기술 동향 및 표준화 정도, 와이맥스(와이브로)와 롱텀에볼루션(LTE) 간 주도권 경쟁에 이르기까지 전문가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기술 동향 발표 이후 이뤄진 패널토의에서는 4G 표준은 와이맥스와 LTE 두 기술이 공존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며 향후 두 기술이 경쟁을 통해서 사업자에 선택될 것이라는 의견이 강조됐다.
최근 세계 최초로 와이맥스 글로벌 로밍 시연에 성공한 삼성전자의 송형권 상무는 "기술상 LTE나 와이맥스는 80% 가까이 비슷하다. 문제는 생태계인데 현재는 (일찍 시작한) 와이맥스가 생태계 측면에서 더 잘 갖춰져 있다"고 소개했다.
토론자들은 와이브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LTE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방식이 기술적으로 유사한 반면 사업 전략과 발전 방식은 달라, IP를 통해 열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와이브로 특성을 살리면 와이브로를 선택하는 사업자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봤다.
국내 와이브로 가입자가 30만 수준에 머무르는 데 대한 실효성 있는 정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가 와이브로 수요 요인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한 참석자의 질의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김동기 PM은 "4G가 활성화되려면 결국 무선데이터 이용이 활성화 돼야 한다"며 "요금 인하 뿐 아니라 사업자 간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서비스 활성화가 곧 모든 것을 원활하게 하는 기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사업자들이 겉으로는 공격적으로 펼치는 오픈마켓에 대해서도 좀더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와이브로에 대한 정부 정책 실패론도 제기됐다.
인하대 박재천 교수는 "4G 사업이 국가 정책이 아닌 기업 전략 차원으로 내려온 것은 정책 실패로 여겨진다"며 "정부가 와이브로나 주파수 배정할 때 경쟁을 고려하기 보다 누가 투자를 할 수 있는 돈을 갖고 있는 지의 관점이 우세한 듯 하다"며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 및 경쟁 시장 마련에 대한 정부 정책을 지적했다.
박교수는 이어 "정부에서 앞으로 주파수 재배치 시 남는 주파수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확실히 경쟁 구도를 이끌어내도록 해야만 지금처럼 실패 양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KT 이경수 전무는 "경쟁의 전제조건은 시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시장이 없는 상황에서 경쟁만 하면 활성화 된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수요에 비해 2조~3조 드는 전국망 구축 비용을 들이면서 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안 맞다"고 말했다.
강수연기자 redato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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