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운찬 철저히 검증" 공격 모드 전환

청와대가 3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총리로 내정하자 충격에 빠졌던 민주당이 4일 분위기를 추스리고 정 내정자에 대한 공격모드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정 전 총장의 총리 내정 소식에 깊은 허탈감에 빠져들었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이 "우리의 유력한 대선후보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이 아니냐"며 "우리에게는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민주당은 당초 정 전 총장의 총리설이 나오자 지인을 통해 총리직을 수락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정 전 총장은 끝내 이를 수락한 것이다.

정세균 대표는 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정운찬 내정자는 이명박 정권이나 한나라당과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분인데 어떻게 총리직을 수락했을까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우리는 정 내정자가 그동안 MB노믹스에 대해 표출했던 소신이 변질되지 앟고 계속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 "그런데 지명 첫날부터 세종시에 대한 태도가 과거와는 달라진 것 같은데, 이명박 정권이 정 내정자를 임명한 것이 세종시 후퇴 용도라면 민주당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전날 정 전 총장의 총리 내정에 "마치 우리 사람을 빼앗긴 듯 허전하고 허탈하다"고 했던 이강래 원내대표도 이날 "총리 내정자에 대해서 본인의 말과 글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면서 "대통령과 총리의 입장이 너무 다른데 (정 내정자가) 머리를 숙이고 곡학아세하려는 것이 아닌지 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정 총리 내정자에 대해 "부정적 의미의 폴리페서는 장관이나 총리 자리 때문에 본인의 평소 학설이나 신념에 어긋나는 정당에 영혼을 파는 것을 뜻한다"면서 "그동안 이명박 정권의 주요 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던 정 전 총장이 내정자가 된 만큼 민주당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또 "정 내정자는 그동안 학술 연구 논문이 매우 부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철저히 검증하고 이것이 MB정부 노선과 무엇이 일치하는지 검토돼야 한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