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IT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급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인텔 등 주요 기업들이 전망치 대비 개선된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환율효과 실종, 수요부진 등으로 IT업종의 2분기 실적이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자 생각 외의 호실적에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실적전망을 올려 잡으며, 하반기 중에도 IT 업종의 강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은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약진 중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인텔은 2분기 매출액 80달러, 당기순손실 3억9천8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도 동기 대비 15% 하락했지만, 당초 전망치보다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손실 역시 EU로부터 반독점 벌금 14억5천만달러를 부과받은 데 따른 것이며, 이를 제외하면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금융지분 연결 기준으로 2분기 잠정 매출액을 31조~33조원, 영업이익을 2조2천억~2조6천억원으로 제시했다.
환율수혜가 없는 상황에서도, 기존 증권가 컨센서스(1조~1조5천억원) 대비 약 1조원 가량 차이나는 전망치를 제시한 셈. 휴대폰, TV를 중심으로 반도체 가격의 상승 및 수요 회복이 실적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도체 뿐 아니라 시스템 업종 역시 월가의 기대치를 뛰어넘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IBM이 지난 16일 발표한 2분기 주당순이익은 2.32달러로, 기존 전망치를 18% 상회했다.
LCD 분야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매출액 4조8천9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천1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는 75%나 감소한 수치지만,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흑자전환했다.
인터넷 부문의 전망도 밝다. 구글은 16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액 55억달러, 순이익은 1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대비 3%, 18% 늘어났으며,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수치다.
비록 매출 성장률은 감소했지만, 구글의 슈미트 CEO는 최근 경기하락으로 인한 광고시장 악화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실적 발표를 남겨두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이들의 실적 개선 여부에 따라 향후 IT업종 전망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LG전자의 2분기 실적전망 추정치는 매출액 8조4천771억원, 영업이익 6천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7%, 영업이익은 -5% 성장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어닝 서프라이즈' 급 실적 전망치를 내놓았지만, 아직 일부 증권사들은 실적 전망치를 상향조정하지 않은 채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2분기 이후 IT 업종의 전망은 어떨까. 푸르덴셜투자증권 박현 연구원은 다음 3분기를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IT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인텔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 하반기에는 수요 개선으로 인해 IT업종에 긍정적 전망이 가능하다"며 "특히 반도체 업종은 3분기 중에 D램 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형 IT업체의 실적 회복은 증시와 경제전반에도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어닝서프라이즈 급 예상 실적을 내놓자 국내 증시는 미 증시 불안속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힘을 발휘했다. 황제주 삼성전자의 부활이 한국경제의 재평가 잣대로 작용하고 있는 것. 미증시도 인텔이 향후 전망을 낙관하자 2%나 급등하며 인텔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지은기자 leez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