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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이후 정국은?


미디어법 두고 6월 중순 경 여야 전면전 가능성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기간이 끝난 후 여야에 또 다시 전쟁의 기운이 흐르고 있다.

6월 국회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미디어법, 비정규직법 등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된 여야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단 정국의 주도권은 야권이 쥐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국민적 애통함과 검찰의 과도한 수사가 전 대통령에게 죽음을 강요했다는 분노가 뒤섞여 향후 정국이 어디로 갈 지 모르는 폭발성을 띠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은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끝난 31일 본격적인 대여 포문을 열었다. 정세균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국정조사,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관련 특검 수용, 검찰이 책임을 질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와 함께 정 대표는 이 대통령에 국정 기조 변화와 쟁점법안 강행 처리 입장 포기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여권은 일단 대응을 삼가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의 정국이 워낙 불확실해 어떻게 움직일지 알수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대응은 역풍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안상수 원내대표가 3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제 평상시로 돌아가자"고 호소하고, 민주당의 이날 요구에 대해서도 "국회를 빨리 열어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해결해가야 한다. 여야가 토론을 통해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은 건의하고, 제도를 바꿀 것이 있다면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의 충돌은 6월 국회에서 미디어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다시 일어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내부 이견은 있지만 6월 국회에서 미디어법 처리는 여야 합의 사항인 만큼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원내대표 역시 기자 간담회에서 "미디어법은 상임위에서 충분히 처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미디어법은 3당 원내대표가 6월에 처리하기로 약속한 것인 만큼 존중해 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지난 원내대표단 때 일이지만, 이미 여야 합의가 된 것이고 이는 정당 차원의 국민적인 약속"이라며 "야당 원내대표와 만날 것이지만, 합의에 따라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처리 강행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등을 강행 처리하려 한다면 이를 결사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부터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악법 등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MB악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여야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여론의 흐름이 어디로 갈지가 커다란 변수가 되고 있다. 경찰이 노 전 대통령의 추모 기간 중 시청 광장을 폐쇄하고, 고인의 국민장이 끝난 이후 바로 다시 시청 광장을 폐쇄하고, 경복궁 대한문 앞에 있는 시민 분향소를 강제로 부수는 등 강경 진압의 방침으로 돌아선 것이 시민들에 반감을 갖게 할 가능성이 크다.

시민단체 등 진보진영은 6.10 항쟁 22주년,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등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것이 국민의 반감과 합쳐지면서 제2의 촛불 정국이 형성될 수도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북핵 정국이다.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이 서해 NLL에서 군사적 도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더욱 강도 높은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국가적 위기가 퇴색됐지만, 국민장이 마무리되면서 안보 정국이 조성돼 여권이 잃었던 정국 주도권을 되찾을 수도 있다.

여야는 저마다 여론의 변화 추이를 주시하면서 향후 주도권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이지만, 대체적으로 미디어법의 처리 시한인 6월 15일을 전후로 해 여야의 갈등이 전면전 양상을 띌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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