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수장을 맡게 된 건 오히려 기회입니다."
문진일 티맥스소프트 사장은 지난 12월 취임 후, 축하 인사만큼이나 '어깨가 무겁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티맥스소프트에 있어 올해는 로드맵상 가장 중요한 해라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는 4월 티맥스데이 때 지난 몇년간 190여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투입해 개발한 PC용 운영체제(OS)인 '티맥스 윈도(가칭)'가 일반에 첫 공개된다.
전세계 OS 점유율 독보적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의 대항마를 꿈꾸는 국산 OS를 통해 B2B에서 B2C 시장으로의 다리를 놓는다는 계획이다.
◆"올해 2천억원 매출 목표"
올해는 지난해 매출의 두배 가까운 2천억원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 질주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이 약 1천100억원임을 감안하면, 올해 10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셈.
하지만 지난 해 불어닥친 경기침체 한파가 이 같은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냐는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국내 업체는 물론 글로벌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이 올해 매출을 지난해 수준 아니면 소폭 상승으로 예측하는 가운데 100% 성장은 과도한 목표가 아니냐는 것.
이에 대해 문 사장은 "누구나 앉아도 성장할 수 있는 자리라면 의미가 없다"며 "지난 3년간 티맥스의 공공 및 금융분야 영업을 총괄하면서 누구보다 조직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고, 이를 십분 활용해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고 답했다.
직원들과 동고동락하며 회사 성장을 함께 했기 때문에 새로 호흡과 코드를 맞추는 수고도 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부에서도 지금껏 티맥스 대표 자리에 박대연 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제외한 대부분이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경영인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는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수익경영으로 몸집불리기 비난 잠재울 것"
"올해는 철저한 손익중심 경영을 펼칠 계획이에요. 살아남아야 성장을 할 수 있듯이, 손익 경영을 통해 글로벌 SW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겁니다."
문 사장이 이토록 손익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동안 수익성에 대한 논란이 숱하게 있어왔기 때문. 명실공히 국내 대표 SW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더욱이 지난해 750여명의 사원을 채용, 총 2천여명의 직원을 거느리면서 지나치게 몸집 불리기에 치중하는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영업손실 얘기까지 나돌았다.
"지금까지는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많이 한 게 사실입니다. SW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한 분야라 채용 규모도 컸습니다. 이제 투자는 거의 끝났고, 성장할 일만 남았습니다."
특히 문 사장은 오는 4월 첫 선을 보일 국산 OS '티맥스 윈도(가칭)'가 이같은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티맥스 윈도'는 190여명의 R&D 인력이 OS개발에만 매달려 이룬 성과다. 현재 윈도 호환 여부를 놓고 막바지 테스트 중으로, 3월말 티맥스 직원 2천여명이 모두 티맥스 OS로 전환할 방침이다.
OS제품은 그동안 티맥스가 주력하던 기업용 SW와 달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이 제품을 기점으로 B2C 시장의 영업을 확대하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에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솔루션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금까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일부 금융과 제조업 200여곳에 자사 DBMS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또 오라클의 리얼 애플리케이션 클러스터(RAC)와 유사한 '공유 DB 클러스터' 기술을 탑재한 '티베로 RDBMS 4.0'으로 국산 DB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각오다.
◆2010년 나스닥행 준비 '이상무'
"고객 만족이 최우선입니다. 일부 특정 외산제품이 독식하는 현 국내 DBMS 시장은 '갑'이 '을'에게 끌려가는 왜곡된 현상을 초래했어요."
지난해부터 불거진 유지보수요율 인상 문제와 관련해 문 사장은 "어려운 고객 사정을 반영해 올해는 유지보수요율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을 기반으로 제품 확산에 보다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 분야 국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국제회계기준(IFRS)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2010년 나스닥 등록이 이뤄지면 부자를 꿈꾸는 SW분야 우수 젊은이들이 모여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산업이 발전하려면 SW 분야가 돈을 벌고,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분야라는 믿음을 심어줘야 합니다."
문 사장은 경제 위기지만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뿌리는 바로 '인재 확보'에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올해 이같은 인간 중심 경영을 기반으로 수익을 극대화, 성장 기반을 튼튼히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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