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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정보이용료 배분율 하향 조정 논란


중소 CP "자회사 챙기기" vs SKT "고객지향 조치"

SK텔레콤이 무선인터넷 네이트에 대한 콘텐츠 제공 대가를 대폭 줄이는 바람에 콘텐츠 제공회사(CP)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독립 CP의 몫을 줄이는 대신 그만큼 콘텐츠를 관리하는 자회사에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내외 CP에 대한 처신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무선인터넷을 고객 친화적으로 대폭 수정하는 과정에 나온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0일 SK텔레콤 및 콘텐츠 제공회사(CP)들에 따르면, 이동전화를 통해 콘텐츠를 팔아 벌어들인 돈은 이동전화 회사와 콘텐츠 제공기업이 나눠 갖는데 그 비율은 그동안 1대 9이거나 2대 8인 경우가 많았다. 이동전화 회사가 1이나 2를 갖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가 8이나 9를 가졌다. 그런데 올 해 들어 이 비율이 3대 7로 조정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채팅/미팅 ▲운세 ▲포토 등의 카테고리에서 이같은 비율 조정이 일어났다.

이동전화로 콘텐츠를 팔 때는 두 가지 매출이 일어나는데, '데이터 통화료'와 '정보이용료'다. 전자는 데이터를 주고 받을 때 드는 통신비를 의미하며 이 돈은 전적으로 이동전화회사가 갖는다. 정보이용료는 콘텐츠에 대한 직접적인 대가를 의미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이동전화 회사들은 과금대행 등의 명목으로 일정비율을 취하고 있다.

그 비율이 이번에 SK텔레콤 관계사 몫은 더 커지고 중소기업의 몫은 작아지는 쪽으로 조정된 것이다. 예컨대 이용자가 100원의 정보이용료를 내고 사진 한 장을 봤다면, 이중 CP가 가져가는 돈이 90원에서 70원으로 줄어 든 것이다.

이처럼 비율이 조정된 데는 SK텔레콤이 각 영역별로 콘텐츠 관련 자회사를 이른바 '마스터CP'(MCP)로 두고 이 MCP가 CP를 다시 거느리게 하는 구조를 만들면서 CP의 몫을 MCP로 돌리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SKT는 그러면서 무선인터넷 네이트에 콘텐츠를 표출할 때에도 대부분 자회사인 MCP에 대해 우대하는 정책도 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운세 카테고리의 경우 MCP인 SK커뮤니케이션즈가 운영 중인 '쥬신의 운세'라는 콘텐츠가 화면 상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배치돼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팅/채팅 카테고리에는 SK네트웍스가, 운세 카테고리에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스타화보 카테고리에는 IHQ가 각각 MCP로 들어오면서, 정보이용료 분배율이 1대9나 2대8에서 3대7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다수 CP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대기업이 자회사 배 불리기 위해 중소기업을 어렵게 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 CP 업체의 사장은 "이동통신사에서 분배율을 조정하자고 해도 영세하고 힘 없는 모바일 CP로서는 감히 반대하기가 힘이 들어 독립계 CP들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경영 환경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SK텔레콤이 (구)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때, 방송통신위원회가 무선인터넷 사업에서 외부 포털과 자사 포털을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인가조건으로 내걸었던 점에 비추어서 접속경로 비차별이라는 조치 또한 무색해진 셈이다.

또 무선인터넷과 관련해 망 개방이 정부의 궁극적인 취지인 점을 감안했을 때 망개방이란 정부 정책마저 무시당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SKT의 결정이 방송통신위원회가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방송통신콘텐츠의 활성화에도 적잖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 CP 업체 관계자는 특히 "SK텔레콤이 올 들어 정부의 통신 요금 인하 압박으로 문자메시지(SMS) 요금을 낮추면서 빠진 매출액을 보존하기 위해 정보이용료 배분율을 조정한 거 아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자회사를 MCP로 둔 것에 대해 시인했다. 또 일부 수수료율을 바꾼 것이나 자회사 MCP의 일부 콘텐츠를 무선인터넷 배열 상 눈길이 잘 끄는 곳에 배치한 점도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러나 이 모든 조치는 "무선인터넷 네이트를 고객 지향적으로 크게 바꾸려는 전략과 노력에서 발생한 작은 사안들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무선인터넷 네이트를 고객 지향적으로 바꾸기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하고 있고, 다음 주 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이 변화 과정에서 MCP 도입이라든가, 정보이용료 분배율 조정 등의 변화가 있지만, 이는 지엽적인 문제이고 더 큰 그림으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보이용료 분배율은 해당 콘텐츠를 서비스할 때 CP의 역할이 크냐, 이동통신사의 역할이 크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올 들어 모든 콘텐츠의 정보이용료 수익 분배율을 1대9에서 3대7로 바꾼 건 아니고, 무선인터넷 정책상 MCP를 두면서 그 동안 제각각이던 여러 CP와 계약 조건을 일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3대7로 조정한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또 MCP를 둔 이유에 대해서도 "몇 개 카테고리의 MCP를 자회사로 둔 건, 해당 자회사가 그 분야와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고, 또 SK텔레콤의 사업 방향과 계획을 잘 이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쥬신의 운세'를 상단에 노출한 것에 대해서도 "쥬신의 운세는 SK텔레콤이 콘텐츠를 제공하고 SK컴즈가 운영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의 자체 프로모션 과정에서 인기순위 1위에 올려놓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도윤기자 money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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