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인 KBS가 지난 10일 국보 1호인 숭례문이 활활 타고 있는 데도 해당 시간에 설날특선 영화를 내보내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KBS는 지난 10일 자정을 넘어 숭례문이 전소될 위기에 처해 있는 시각에 1, 2TV에서 설날 특선영화 '올리버 트위스트'와 '음란서생'을 방송했다.
이 영화가 방영되던 00:40분에 '숭례문 붕괴 시작'이라는 속보 자막만 내보낸 것. 영화를 끝까지 방영하고 나서야 00:57분에 현장을 연결해 뉴스 속보를 내보냈다. 이는 00:40분, 00:50분부터 현장 중계차를 연결해 뉴스속보를 내보낸 MBC와 민영방송 SBS보다 훨씬 늦은 것이다.
뿐만아니라 10일 오후 8시50분 경 숭례문에 불길이 치솟았던 당시에도 KBS는 안이한 자세를 보였다.
KBS는 저녁 9시 뉴스 말미(9시37분)에 전화 연결을 통해 숭례문 화재에 대한 1보를 내보냈고, 그 뒤 아무런 속보를 하지 않다가 오후 9시 40분 '대왕 세종'이 끝난 뒤인 10시 31분에야 중계차를 연결해 3분간 뉴스 속보를 내보냈다.
MBC와 SBS가 저녁 뉴스에서 1보를 내보낸 뒤 계속 현장을 중계하면서 시시각각 숭례문 화재 진압 상황을 보도한 것과 다르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손봉숙 의원(민주)은 "공영방송인 KBS가 국보 화재에 대한 재난방송보다 '설날특선 영화'를 내보내는 몰상식과 무책임을 드러내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왕세종을 방송하고, 설날 특선영화를 내보내면서 얼마나 많은 광고수익을 냈는지 모르지만, KBS는 재난상황도 무시한 채 돈벌이에 급급하라고 만들어준 공영방송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손봉숙 의원은 KBS에 숭례문 화재 보도와 관련 국민들께 사과하고, 정연주 사장은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사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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