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인 숭례문이 10일 발생한 화재로 전소되면서 문화재청과 서울시 중구청, 무인경비업체에 대한 책임 소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0일 오후 8시50분께 발생했으며 11일 오전 1시54분께 누각 2층과 1층 대부분이 무너져 내렸다.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보 1호가 화재 발생 5시간 만에 허망하게 사라지고 만 것이다.
특히 국보인 숭례문의 보안 시스템이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앞으로 책임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안 장비는 적외선 감지기 6대가 전부
문화재청 관계자는 "각 지역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 관리는 각 지역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으며, 숭례문 역시 서울시 중구청 관할"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청은 문화재청의 예산을 받아 숭례문 등의 지역 내 문화유산을 직접 관리해왔다.
현재 숭례문의 무인경비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는 KT텔레캅이다. 이 회사는 지난 해 12월 문화재청과 숭례문의 무인경비서비스를 담당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KT텔레캅측은 문화재청 계약 체결 당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영상 확인이 가능하도록 영상보안서비스인 '텔레캅 아이'를 제공해왔다고 적극 홍보해왔다.
하지만 취재 결과 KT 텔레캅이 숭례문에 설치한 보안 장비는 적외선 감지기 6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이는 서울시 중구청이 도로관리용으로 설치한 것으로 교통감시 역할을 할 뿐 문화재 보호 차원 성격이 아니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영상보안서비스도 설치 안돼
뿐만 아니라 서울시 중구청은 숭례문에 CCTV, 화재감지기조차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KT텔레캅 관계자는 "영상보안서비스 설치를 제안했으나, 문화재청이 문화재 훼손 우려와 재건축 계획 및 미관상을 이유로 설치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중구청 관계자는 "현재 담당자가 모두 현장에 나가있는 상태라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숭례문 전소 참사는 문화재청과 서울시 중구청, 사설경비업체의 허술한 문화재 관리가 빚은 예상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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