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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 팬택EX 인수협상 '막전막후(幕前幕後)'


위메이드-e스포츠협회-하나은행 간 협상 뒷 이야기

팬택EX를 인수할 기업을 낙점하기 위한 이사회가 e스포츠협회에서 열리고 있을 무렵인 24일 오전, 서수길 위메이드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를 통해 '공정경쟁'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결정을 이사사들에게 미루면서 이사사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위메이드의 인수의지를 제대로 알리지도 않는다면 어떻게 경쟁을 합니까? 엔씨소프트나 넥슨이라도 시중은행과 단순 경쟁을 통해 이길 수 있겠습니까?"

서대표가 팬택EX의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 7월 초 였습니다.

"당초 협회와 E랜드간의 협상이 잘 진척되는 걸로 알고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협상이 결렬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뛰어들게 됐습니다. "

서대표는 6일 e스포츠협회를 방문, 협회 제훈호 이사와 이헌구 국장을 만나 협회가 팬택EX를 위탁괸리하는데 소요한 비용 1억6천5백만원과 협회회비 1억원 납부, 선수단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재정지원이라는 조건을 그 자리에서 수용했다고 합니다.

양측은 3일 후인 9일, 실사를 위한 실무회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고 서대표는 팬택EX의 인수성사를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9일 열린 실무회의에서 협회는 실사를 위한 서류 준비가 미비함을 이유로 서류를 위메이드에 제공하지 않았고 추후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고 합니다.

서대표는 "기다리다 못해 13일 연락해보니 이헌구 국장이 하나은행 실무진이 저녁 늦게 인수의사를 밝혔고 하나은행이 적극적이라면 위메이드는 공개입찰에 참여하거나 포기해야 한다고 알려왔다"며 "이를 수용, 공개입찰 참여 의사를 밝히고 필요한 절차를 문의했으나 19일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7월20일, 서대표는 제훈호 이사에게 연락을 취했고 제 이사는 인수업체 선정절차상 공개경쟁이 없으며 23일 오전까지 회사설명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서대표는 "당초 협회는 우리와 협상을 시작하면서 다른 곳과 이야기가 오가는 곳이 있으며 그 쪽에 우리와 협상을 진행함을 통보하겠다고 밝혔다"면서 "그 업체중 분명 하나은행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실사는 인수협상을 진행하는 우선협상 대상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인데 일을 이렇게 진행한 것은 우리 제안을 이용해 하나은행을 끌어들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협회의 입장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헌구 사무국장은 "위메이드에 앞서 하나은행과 이야기가 오고 갔으나 이를 위메이드에 알리지 못했다"며 "이는 하나은행 실무진과 논의를 진행하는 단계였기 때문이며 결정권한을 가진 하나금융그룹 수뇌부의 '의지'가 확인되기 까진 보안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국장은 "하나은행 측과 논의가 잠정 중단돼 있다 7월들어 하나금융그룹 측에서 확고한 인수 의지를 표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오해를 사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협회가 게임단을 위탁 운영해 매각협상하는 사례가 처음인만큼 이와 관련한 규정과 전범이 전무한 상황이기에 공개입찰과 관련한 협회의 입장이 혼선을 빚었다"고 해명했습니다.

e스포츠 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이랜드 뿐 아니라 다음 등 여러 업체가 팬택EX와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은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고 협회가 팬택EX의 위탁관리에 투자한 비용을 상환해야 하는 등의 조건을 탐탁찮아 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인수협상의 정석은 복수의 입찰자가 있을 경우 이를 공개경쟁에 붙이고 '당신은 무슨 조건을 제시하겠소?'라고 묻는 것이나 협회는 '이런 조건을 받아주시오'라고 먼저 요구안을 내는 방식을 택했다"며 "선후가 바뀐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협회가 하나은행에 양도하는 것으로 처음부터 의지를 굳혔다고 설명했습니다. 공개입찰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하나은행이 이를 꺼렸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어쨌든 협회는 24일 이사회를 통해 인수기업을 확정하기로 결정했고 이를 4일 앞둔 20일 각 이사사 실무진들에게 위메이드와 하나금융그룹 중 택일하게 될 것임을 '구두'로 통보했다고 합니다.

이사회에는 SK텔레콤,KTF, CJ 를 비롯한 11개 게임단 대표와 게임산업진흥원 최규남 원장이 참여했습니다.

이중 최규남 원장과 김영만 한빛소프트 회장 등 4개사가 협상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점을 들어 당일 이 문제를 확정짓는것에 반대했습니다. 위메이드가 인수의사가 있음이 실무진이 아닌 이사사 대표들에게는 사전에 전달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나머지 8개사 중 5개사는 하나금융그룹을, 3개사는 위메이드의 손을 들어줬다고 합니다.

미루어 짐작컨데, 이사회는 하나금융 쪽으로의 피인수를 '권고'하는 방향으로 매듭지어졌고 최종결정은 팬택EX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팬택EX 사무국 최성근 국장은 24일 저녁, 회사로 돌아가면서 "두 회사 중 한쪽을 선택했고 이 회사와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4일 밤, 팬택측의 최종결정은 "공개입찰 후 결정"으로 다시 바뀌었습니다.

최국장은 "협상이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는 잡음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공개입찰이 필요하다는 내부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습니다.

과정을 보건데, 협회가 매끄럽지 못하게 일처리를 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보입니다. e스포츠 중계권 협상과정에 그랬던 것 처럼 투명하게 일을 처리하지 못해 잡음을 빚었고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 또한 높습니다.

빠르면 28일 중, 팬택EX의 새주인이 가려집니다. 공개입찰 자체가 사실상의 요식 절차이며 하나금융그룹으로 낙점된 상황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긴 합니다.

어쨌든 서수길 대표는 바라는대로 위메이드의 인수의지를 '어필'할 기회를 잡긴 했습니다.

서대표는 "우리가 표시할 수 있는 최대 수준에서 의사를 표명할 것이며 하나금융그룹이 우리보다 더 큰 의지가 있으면 우리보다 더 크게 적어내면 될 것"이라며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기만 한다면 우린 아무 문제 없으며 패한다 해도 깨끗이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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