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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로 글로벌회사의 한국법인 CEO된 비법


김영섭 ARM코리아 대표 "그들이 뭘 원하는지 생각하라"

e메일로 글로벌회사 경영진의 마음을 움직이고, 좋은 조건에서 한국법인의 최고경영자(CEO)까지 맡는 데는 어떤 전략이 필요했을까.

5일 설립 10주년을 맞은 ARM코리아의 김영섭 대표는 e메일 한 통으로 당시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던 ARM의 경영진을 만날 수 있었다.

김 대표가 말한 세계적인 IT 기업에서 일하기 위한 e메일 PR 전략을 소개해본다.

1. 당연히 영어를 잘 하는 게 필수조건이다

자신을 잘 표현하려면 그만큼 영어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본영어 실력으로 틀에 박히게 자기를 알린다면 회사 경영진의 눈에 띄기 어렵다.

2. 자신이 뭘 잘할 수 있는지 소개한다

이력서를 최대한 간단하게 작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자신의 경력과 경험, 그리고 어떤 부분을 잘 할 수 있는지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경력도 중요하지만 자기 소개 내용이 경영진의 맘에 들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보기 좋게 전해줬다면, 이제 연락을 기다린다.

3. 면접이 성사되면 경영진이 무엇을 원하는지 최대한 생각하고 준비하라

외국계 회사가 한국인을 고용하려 했을 때,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김 대표는 면접에 앞서 한국의 반도체시장 및 주요업체 동향을 ARM 최고경영자(CEO)의 입장에서 준비했다고 한다. 정부기관에 문의해 합작법인 설립과정 및 준비사항, 설립비용까지 조사해 제시하는 꼼꼼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4. 돋보이는 프리젠테이션(PT)도 하나의 전략

자신 또는 시장 상황 등을 설명하는데 있어 눈에 띄고 보기 좋은 PT 자료를 만드는 것도 경영진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데 도움이 된다. 김 대표는 IBM에서 일할 때 모 상무가 한 번 PT를 제출하면 20번 정도 고치라 지시했다고 한다. 당시는 피곤한 일이었지만 눈에 띄는 PT를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5. 평상시에 준비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외국계 회사의 현황이나 관련 시장 동향에 대해 충분히 숙지해두는 자세가 요구된다. 또 국내외 네트워크를 철저히 관리하는 일도 필요하다. 김 대표도 IBM 시절 ARM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작게나마 당시 쌓아둔 네트워크가 힘이 됐다. "골프에서 우연히 홀 가까이 공을 퍼팅한 사람은 결국 한 번에 공을 집어넣기 어렵다"라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운도 따라줘야 하는 법. 김 대표는 e메일을 보낼 당시 마침 ARM의 경영진이 한국을 방문하던 중이었고, 곧바로 대면을 할 수 있었다. 김 대표가 준비한 자료들에 대해 ARM 경영진이 흡족해했고, 곧바로 두 번째 만남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모든 면접이 좋게 끝났는데 얼마 후 ARM 이사회에서 합작법인 설립 건을 보류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별다른 문제없이 잠깐 지연시킨 것이었는데, 본인은 순간 세상이 하얗게 느껴졌었다"고 떠올렸다.

e메일 한 통의 전략이라지만, 그는 '목숨을 걸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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