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를 경험해 본 소비자 중 절반이 월 1만원 이하면 가입하겠다는 의견을 밝혀 주목된다. 대신 1만원 이상이면 가입의사가 급격히 떨어져 IPTV 준비 사업자들의 기대와 괴리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12월 IPTV 시범 서비스 기간 중 방송위원회가 시범 고객 263명을 대상으로 IPTV 수용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격이 저렴할수록 IPTV 수용의사가 크게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1만원 미만이면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응답자가 전체의 51.1%로 나타난 반면, 1만원~1만5천원은 17.8%, 1만5천원~2만원은 20%로 낮았다.
IPTV 시범 서비스 주관업체였던 KT도 시범 서비스 기간 자체적으로 가격 수용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와 유사한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6천원부터 1만3천원 사이에서 가입 의사를 조사한 결과 가격 탄력성이 크게 나타났다"며 "1만원 이하의 가입 의사가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설문 조사는 IPTV 시범 사업 결과 보고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KT는 당초 IPTV 상용화 시 적정 요금을 디지털케이블TV와 유사한 1만5천원 내외로 예상했기 때문에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당혹해 하고 있다.
이번 IPTV 시범 사업에는 실시간 채널 전송 대신 프로그램 재편성이나 이시재전송 방식을택했고, 채널 전환 시간도 지연되는 등의 기술적인 미비함이 지적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KT의 예상보다 가격 수용도가 낮게 나온 것이다.
현재 KT가 제공하고 있는 IPTV 전 단계 서비스인 메가패스TV(옛 홈엔)의 한달 이용료도 9천350원(3년 약정 기준)이다. 하나로텔레콤이 제공하는 다운로드앤드플레이 방식의 하나TV의 경우 초고속인터넷과 함께 이용할 경우 9천원(3년약정)이다.
KT는 오는 3월~5월에 실시간 채널 서비스를 제외한 IPTV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메가패스TV에 비해 콘텐츠가 많고 양방향 서비스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메가패스TV보다 높은 요금을 책정해야 한다.
KT가 IPTV의 초기 활성화를 원한다면 소비자의 기대 수준에 맞춰 1만원 이하에서 요금을 책정할 수 있겠지만, 요금 수준이 너무 낮을 경우 방송계의 강한 반발을 살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방송업계에서는 KT가 저렴하게 IPTV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케이블TV 가입자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방송위원회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IPTV 이용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존의 지상파 방송 및 유선방송과 주 시청대가 중첩돼 IPTV 도입 후 타 매체 이용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해 3월 IPTV 미 경험자 459명을 대상으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조사한 가격 수용도 조사와도 유사하다. 당시 조사에서는 월 서비스 금액이 1만원보다 비싸도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39.5%로 나왔다. 가장 많은 응답은 최대 1만원(46%)이였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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