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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와 모토로라가 보여준 휴대폰 업계의 '교훈'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가 지난 2006년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노키아는 25일(현지시간) 지난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12억7천만유로(16억5천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116억유로(151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4분기 판매량은 1억550만대에 달한다. 분기당 1억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동기 대비 26%가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율 역시 타 휴대폰 제조사의 2배 이상이 넘는 17.8%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지난 4분기 이익율은 8%대에 머물렀고 모토로라는 4%까지 하락한 것과 대조되는 바다.

◆노키아의 성공, 저가부터 고가까지 고른 라인업

노키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장 주요한 요인은 ▲저가부터 고가까지의 고른 라인업 ▲유럽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파워 ▲세계 전 지역에 걸친 영업력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한 가격 경쟁력 확보로 요약된다.

노키아는 50달러 미만의 초저가 GSM폰부터 700달러가 넘는 초고가폰까지 출시하고 있다. 교체수요가 강한 유럽을 비롯한 선진 시장에서는 고가폰 위주의 전략을 펼치고 신흥시장에서는 초저가 단말기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파워는 세계 시장 어디든지 노키아가 쉽게 진입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저가폰 비중이 더 많지만 고가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인식돼 있는 점 역시 노키아의 신흥시장 전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유럽지역과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 걸친 영업력 역시 노키아의 강점이다. 동일 제품을 대량생산해 현지화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의 영향력이 막대한 사업자 시장보다 오픈 마켓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신흥시장 대부분이 오픈 마켓 위주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키아의 높은 성장성이 보장돼 있다.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한 가격 경쟁력 확보는 노키아 전략의 핵심이다. 지난 3분기 저가폰 시장의 가격경쟁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급감한 노키아는 가격 경쟁력 확보에 발벗고 나섰다. 결국 1분기 만에 저가폰 역시 적절한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로 만들고 말았다.

◆모토로라의 패인, 단일 제품의 집중

사상 최대의 단말기를 판매하고 매출을 기록한 모토로라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율은 4%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모토로라의 이익율 감소의 주 원인이 신흥시장에서 노키아와 더불어 공격적인 가격 경쟁을 벌였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실상은 '레이저' 이후 '크레이저'의 판매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7천만대 가까이 판매된 '레이저'는 모토로라의 시장 점유율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높이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모토로라는 '레이저' 이후에도 단일 모델 전략을 그대로 펼쳤다. 후속 제품으로 '레이저'보다 더 작아진 '크레이저'와 슬라이드형 제품인 '라이저', '레이저 맥스' 등의 제품들을 선보였다.

'크레이저'를 세계 시장에 먼저 출시한 모토로라는 '레이저' 이상의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이익목표치를 하향조정해야 할 정도로 시장의 반응을 얻지 못했다. '레이저'보다 더 매력적인 기능과 디자인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사의 제품과 뚜렷한 차별점을 두지 못한 것이 실패 요인이다.

모토로라는 '라이저'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며 다시 한번 단일 모델 띄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레이저' 만큼의 파괴력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오히려 '레이저'를 판매하겠다는 사업자가 늘고 있지만 초기에 비해 가격이 많이 하락해 적정 수익율 보장이 어려운 상태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 가격대비 풀 라인업을 노려라

국내 휴대폰 제조사 역시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저가폰부터 고가폰까지 라인업은 다양하지만 일정 제품군에 비중이 높기 때문에 모토로라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다분하다.

삼성전자는 '울트라에디션'을 통해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고 있고 동남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에 50~100달러 수준의 단말기 비중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삼성전자의 중저가폰 비중 확대는 수익성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단순한 '슬림폰' 위주의 전략 역시 대거 수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 얇게 만드는 것만으로 단말기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나버렸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노근창 연구원은 "출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삼성전자 프리미엄 전략의 실패를 반영한 것"이라며 "획기적인 제품과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까지는 수익성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와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던 LG전자 역시 '초콜릿폰'과 '샤인' 등의 단일 제품 전략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초콜릿폰'의 판매가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지만 비슷한 디자인과 기능의 제품들이 대거 출시돼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정 제품 위주의 전략은 해당 제품이 실패했을 경우 여파가 크다"며 "제품 그 자체가 아닌 제품군 위주로 전략을 수정하고 초저가폰부터 고가폰까지 비중을 골고루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이 대부분 전략에 수정을 가한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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