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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TV업체들, 체감 온도는 이미 한겨울


 

국내 디지털 TV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중견 TV 업체들이 심각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최근 국내 디지털 TV 시장의 성장세는 이들을 철저히 비켜가고 있다.

'보르도', '타임머신'과 같은 히트 상품은 커녕 신제품 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매출 감소는 물론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이제는 생존을 고민해야할 상황에 까지 몰렸다.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처음 TV매출 100억달러 돌파를 예상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기술과 디자인력에 차별화된 마케팅력으로 승부한 대기업과 외산 기업 저가 공세 틈바구니 속에서 고전하던 국내 중견 TV업체들은 ▲대규모 적자시현 ▲최대주주 변경 ▲감자 ▲증시 퇴출 위협과 같은 악재 속에 간신히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상장 중견 TV업체들의 올해 실적

디보스 우성넥스티어 이레전자 디지탈디바이스
3분기까지 매출 329.89 130.57 542.06 252.31
3분기까지 순이익 -6.74 -122.75 -183.32 -30.98
<단위 억원, 3월 결산인 우성넥스티어는 상반기 기준>

◆TV업계에 올 겨울은 위기의 계절

연초부터 디지탈디바이스, 우성텍스티어의 경영권 변동으로부터 예견돼온 중견 TV 업체들의 위기는 연말 회계년도 마감을 앞두고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연말 결산을 한달여 앞둔 지난 25일 디지털 TV 및 휴대폰 임가공 업체 이레전자(대표 정문식)는 주식시장 마감 후 20:1의 감자를 전격 발표했다. 감자로 인해 줄어드는 자본금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된다.

이레전자는 지난해 12월 부터 1년도 안되는 사이 수차례의 증자를 거듭한 끝에 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들였지만 실적 부진 속에 결국 감자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지난 10월 3자 배정 증자를 마친뒤 한 달만에 감자를 결정했어야 할 만큼 상황은 급박했다. 감자를 하지 않을 경우 자칫 4분기 실적에 따라 코스닥 시장 퇴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회사의 자본 잠식률은 지난 상반기에만 68%로 코스닥 관리종목 지정기준 50%를 넘어선 상황이다. 올해 적자가 누적되며 지난해 3%에 불과하던 자본 잠식률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청계천 출신의 고졸 CEO로 유명세를 탄 정문식 사장으로서는 창업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 셈.

◆회사 등진 중견 TV업체 대표들

그나마 정문식 사장은 아직 제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디지탈디바이스, 우성넥스티어의 대표들은 이미 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우성넥스티어를 이끌던 김도균 사장은 연초 지분을 매각하고 전문경영인으로 근무하다 최근에는 회사를 떠났다. 우성넥스티어의 TV사업은 안철수 삼테크아이앤씨 사장이 맡게됐다.

디지털디바이스 이상훈 사장 역시 한차례의 실패 끝에 보유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며 TV 사업에서 손을 뗐다. 새로 디지털디바이스의 주인이 된 제누원홀딩스는 최근 110억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TV사업의 명맥을 이어가겠다고 준비하고 있다.

디보스는 최근 TV 보다는 광고용 디스플레이인 DID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견 기업중 그나마 TV 사업으로 이름을 올렸던 기업들이 모두 전열에서 나가떨어진 셈이다.

실제 최근 백화점 등의 매장에서는 이들 중견 TV업체의 제품을 찾아볼 수 도 없다. 몇몇 백화점에 설치됐던 이들 기업의 오프라인 매장도 더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이 이미 대기업 위주로 판도가 바뀌었고 LCD나 PDP 패널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더이상 중견 TV업체 지원에 적극적이지 않아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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