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업체들과 미디어 기업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유튜브 인수전이 결국 구글의 승리로 끝났다.
구글은 9일(현지 시간) 동영상 UCC(이용자 제작 콘텐츠) 전문업체인 유튜브를 16억5천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검색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구글은 유튜브까지 손에 넣음에 따라 앞으로 동영상 시장에서도 막강한 실력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5년 2월 첫 발을 내디딘 유튜브는 불과 1년 여 만에 동영상 UCC 열풍을 주도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하루 방문자가 1억 명을 웃돌고 있으며, 동영상 시장의 45%를 점유할 정도로 굳게 자리잡았다.
◆ 동영상 영업 강화 노린 듯
물론 유튜브가 순항을 계속한 것만은 아니었다.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는 데다 최근 들어 할리우드 영화사를 비롯해 주류 미디어들의 저작권 공세가 끊이지 않고 있어 고민이 적지 않았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기업 공개(IPO)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던 유튜브가 이번에 구글과의 합병에 전격 합의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창업 8년 역사상 최대 규모인 16억5천만 달러를 지불하고 유튜브를 인수한 것은 유튜브의 약한 고리보다는 시너지 효과 쪽에 무게를 둔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유튜브 인수를 계기로 텍스트 광고에 집중된 매출을 동영상 쪽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글은 지난 8월에도 마이스페이스와 3년간 9억 달러 규모의 광고 계약을 체결하는 등 동영상 광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구글과 유튜브를 결합할 경우 새롭게 흥미로운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튜브 입장에서는 구글의 탄탄한 입지와 두둑한 자금에 매료된 것으로 불 수 있다. 실제로 채드 헐리와 스티브 첸 등 유튜브 공동 창업자들은 구글의 탄탄한 자금력과 광고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않고 있다.
현재 유튜브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재직하고 있는 첸은 C넷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 서비스를 다음 단계로 도약시킬 수 있는 자원을 갖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웹 트래픽 전문업체인 힛와이즈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 9월 온라인 동영상 트래픽의 45%를 점유하고 있다. 마이스페이스 비디오가 21.2%로 그 뒤를 쫓고 있으며, 구글 비디오 서비스는 11%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결국 구글로선 신흥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영상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선두 주자를 손에 넣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 저작권 문제 해결 최우선 과제
그렇다고 해서 유튜브 인수 이후 구글에게 커다란 선물만 안겨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 무엇보다 저작권 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적지 않다는 점은 구글로서도 신경쓰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유튜브 공동 창업자인 채드 헐리와 스티브 첸은 최근 몇 개월 동안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유튜브는 지난 8일 유니버설 뮤직, CBS, 소니 BMG 뮤직 등과 연이어 제휴 계약을 발표하면서 저작권 분쟁 소지를 없애기도 했다. 또 지난 달에는 워너 뮤직과 협약을 맺었다.
유튜브가 이번에 구글의 품에 안길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사전 정지 작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자리잡고 있다. 구글의 영향력이 더 확대되는 것을 우려한 콘텐츠업체들이 저작권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글과 유튜브로선 합병과 동시에 저작권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로 이 같은 점을 들어 구글이 유튜브 인수를 위해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저작권 침해 사례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방침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드럼몬드 수석 부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유튜브는 저작권을 강화하려고 한다는 점에서는 구글과 매우 일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라면서 "앞으로 저작권자들의 요구가 있을 때는 바로 관련 콘텐츠를 제거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야후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 집중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함에 따라 앞으로 야후도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야후 비디오 서비스는 시장 점유율이 5%에 불과할 정도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야후가 마이스페이스에 이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페이스북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웹 2.0 바람과 함께 동영상 UCC가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야후로서도 구글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진용을 구축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 부문을 둘러싸고 야후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어떤 행보를 보일 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재미 있는 관찰법이 될 것 같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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