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케이블채널 불법 송출...SO가 형사고소

KT가 공시청망(MATV망)을 이용해 케이블 방송을 불법 송출해, 지역내 케이블TV업체가 해당 사업자, 하도급업체 및 기타 관계자들을 형사고소하는 등 케이블TV업계가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한국케이블TV서남방송(대표 이영팔)은 지난 6일 목포시 상동에 있는 비파 2차아파트 475세대, 영암 퀸스빌 2차아파트 498세대를 대상으로 케이블 방송을 불법 송출한 KT 목포지사 담당자 및 하도급업체 대표이사 등 총 10명을 목포경찰서에 형사 고소했다.

KT는 서남방송의 아파트 단체계약 만료시점을 틈타 공시청시설을 설치 및 관리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위성안테나를 비롯한 자가수신 장비를 불법 설치하고 지난 5일부터 스크램블(유료채널에 암호를 걸어 전송하는 것)이 해제된 PP채널을 불법 송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시청망은 공동주택에서 지상파방송을 공동으로 시청하기 위해 옥상의 안테나를 통해 수신된 방송신호를 구내망을 통해 각 세대로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설치 및 유지보수의 책임은 원칙상 건물주에게 있다.

서남방송에 따르면 이들이 설치한 공시청시설은 지상파만 수신하는 단순 시설이 아니라, 수십 개의 방송을 수신하고 채널을 임의로 편성할 수 있는 등 불법방송을 행할 목적으로 구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KT가 지상파 외에 임의 편성한 채널은 영화, 드라마, 교육, 다큐, 음악, 교양, 여성, 건강, 스포츠, 홈쇼핑 등으로 총 38개에 달한다.

이에 일부 PP들도 법적 대응에 나섰다. 38개 채널 중 하오TV, 육아방송, I-NET, Silver-i, 이벤트TV 등은 방송개시 이전인 지난 6월 말 KT가 주민을 상대로 배포한 안내 전단지 등을 토대로 방송 불가 통지 공문을 수차례 보냈으나 방송을 중지하지 않자 지난 11일 입주자 대표를 비롯한 하도급 업체 관계자들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서남방송은 KT 목포지사의 한 관계자가 각 아파트에 제안한 "우리의 자가 수신설비는 아파트 옥상에 안테나를 세워 전파를 모아 방송하는 것으로, 불법이 아니며 책임은 방송국에 있다"라는 내용과 함께 "KT 본사차원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녹취록, 전단지 등을 증거자료로 확보하고 있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MATV망을 이용해 케이블채널을 불법송신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이 같은 통신사업자의 무면허 불법 방송 송출 사례가 지방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 범위를 확대시켜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