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포르노 전용 도메인 '.xxx' 도입이 결국 무산됐다.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는 10일(현지 시간) 성인 사이트 전용 도메인인 '.xxx' 도입 요청을 9대5로 기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이 11일 보도했다.
'.xxx' 최상위 도메인은 지난 해 미국 민주당이 처음 제안한 뒤 거센 논란에 휘말렸다. 민주당은 모든 음란 사이트들에 .xxx 도메인을 달도록 한 뒤 성인 인증이 없을 경우에는 이 사이트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xxx 최상위 도메인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보수 기독교 단체, 아동 보호 단체 등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게다가 지난해 8월에는 미국 상무부가 ".xxx 도메인과 관련해 집단적인 항의 서한을 받았다"면서 ICANN을 간접 압박했다. 상무부가 서한을 보낸 뒤 계속 결정을 미루면서 ICANN의 독립성에 대한 논란이 증폭돼 왔다.
ICANN은 당초 지난 4월 뉴질랜드 웰링턴 연례회의에서 이 문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세계 최대 도메인 레지스트라인 베리사인 등의 거센 반대 의견에 봉착하면서 의제 상정 자체를 연기했다.
미국 정부와 여당인 공화당은 .xxx 최상위 도메인이 기업의 활동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베리사인은 .xxx을 도입할 경우 닷컴 기반의 포르노 사이트들이 대거 .xxx로 이전할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들은 이번 문제를 계기로 ICANN의 독립성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민간 기구인 ICANN은 미국 상무부와의 양해각서(MOU) 하에 운영되고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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