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냉장·냉동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간편식이 냉장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면과 떡볶이 등 한 끼 식사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까지 실온보관 방식으로 개발하며 시장을 넓히고 있다.
소비자는 보관 부담을 덜고, 기업은 냉장·냉동 유통망에 드는 비용을 낮추면서 온라인 판매와 해외 수출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풀무원, 지속가능식생활 조리학교 '테이스티풀무원' [사진=풀무원]](https://image.inews24.com/v1/a81bb7bba0f5ef.jpg)
9일 식품안전나라에 등록된 국내 식품 정보를 자체 집계한 결과 최근 8주간 제품명 등에 '실온'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품목제조보고는 29건으로 나타났다. 직전 8주의 13건보다 123% 증가한 수치다.
품목제조보고는 식품 제조업체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관할 기관에 제품 정보와 제조 방법 등을 보고한 자료다. 등록 건수가 실제 출시 제품 수나 판매량, 시장 규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음료 등 간편식이 아닌 제품도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실온보관을 앞세운 제품 개발이 최근 활발해지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주는 보조 지표로는 볼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업체 매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풀무원의 올해 상반기 실온제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 증가했다. 전체 식품 매출에서 실온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상반기 약 7%에서 올해 상반기 13%로 높아졌다.
온라인 판매 증가세는 더 가팔랐다. 같은 기간 풀무원의 실온제품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1.9% 늘었다. 실온보관 제품과 온라인 배송의 결합이 소비자의 구매 편의성을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출시한 볶음짜장과 볶음짬뽕, 우동, 칼국수 등 실온면 4종의 월매출은 출시 초기보다 600% 이상 증가했다. 과거 즉석밥과 국·탕류에 집중됐던 실온보관 식품이 면을 비롯한 다양한 식사 메뉴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풀무원의 실온제품 전체 매출에는 음료와 소스 등 간편식으로 보기 어려운 품목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면과 떡볶이처럼 식사나 간식으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에서도 실온보관 방식이 늘고 있다.
![풀무원, 지속가능식생활 조리학교 '테이스티풀무원' [사진=풀무원]](https://image.inews24.com/v1/63c9ab686e30b6.jpg)
CJ제일제당도 '비비고 컵떡볶이'를 실온보관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냉장이나 냉동 보관 없이 집이나 사무실 등에 두고 필요할 때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실온 간편식의 확대는 1~2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있다. 소량으로 식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가구에는 냉장·냉동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필요할 때 한 개씩 꺼내 먹을 수 있는 제품이 유용하다.
냉장·냉동식품보다 상대적으로 소비기한을 길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계획한 시기에 제품을 먹지 못하더라도 보관 부담이 작아 식품을 버릴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소비기한과 보관 조건은 제품별로 다른 만큼 포장지에 표시된 방법을 따라야 한다.
온라인 구매 확대도 실온제품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다. 냉장·냉동 제품은 배송 과정에서 일정한 저온을 유지해야 하고, 소비자도 제품을 받은 직후 냉장고나 냉동실에 넣어야 한다.
반면 실온제품은 일반 택배로 보내기 쉽고 소비자가 집을 비운 사이 배송되더라도 보관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 묶음 단위로 구매해 쌓아두기도 편해 온라인 대량 판매와 정기배송 등에 활용하기 좋다
![풀무원, 지속가능식생활 조리학교 '테이스티풀무원' [사진=풀무원]](https://image.inews24.com/v1/1988d92942148f.jpg)
기업 입장에서는 유통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냉장·냉동 창고와 저온 배송 차량 등 콜드체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보관과 운송 과정이 단순해진다. 냉장설비를 갖추지 않은 판매처에도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 유통채널을 넓히기에도 유리하다.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해외 수출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냉장·냉동 상태를 유지하지 않고 운송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긴 소비기한을 확보할 수 있어 배송 기간이 긴 국가에도 제품을 공급하기 수월하다. 현지 냉장 유통망이 충분하지 않은 시장에도 접근할 수 있다.
다만 모든 간편식을 실온제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별도의 냉장 보관 없이도 맛과 식감, 안전성을 일정 기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에 맞는 살균·포장 기술이 필요하다. 냉장·냉동 제품과 비교해 맛이나 식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소비자의 인식도 넘어야 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간편식이라고 하면 냉장이나 냉동제품을 먼저 떠올렸지만 최근에는 보관 편의성과 온라인 배송까지 고려해 실온화가 가능한 제품을 검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유통 부담을 줄이면서 소비자에게는 보관 편의성을 줄 수 있어 적용 가능한 품목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래온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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