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맥주업계가 소수점단위 경쟁구도에 돌입했다. 새로운 소비권력으로 떠오른 MZ세대 입맛에 맞춰 알코올 도수를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0'으로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0.00으로 리뉴얼된 카스 제로. [사진=오비맥주]](https://image.inews24.com/v1/9e3d85da1ca39e.jpg)
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최근 자사 비(논)알코올 맥주 '카스 제로'를 리뉴얼했다. 강화한 알코올 제거 공법을 적용해 기존 0.05%미만인 알코올 함량을 0.004%미만까지 낮춘 것이 특징이다.
극미량의 알코올이 남아 여전히 비알코올 맥주로 분류되지만 도수를 기존 '0.0'에서 '0.00'으로 바꿔 표시할 수 있게 됐다.
언뜻 별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비·무알코올 맥주시장에서 0.0%와 0.00%의 차이는 극명하다. 통상 비알코올과 무알코올 맥주를 분류하는 기준처럼 활용돼 왔기 때문이다.
비알코올 맥주는 일반맥주와 동일한 발효 및 제조과정을 거친후 분리공법을 통해 알코올을 1%미만으로 제거한 제품이다.
반면 무알코올 맥주는 생산라인을 별도로 구축해 처음부터 알코올이 전혀 없이 만든다. 발효과정을 생략하고 음료에 맥주향을 첨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오비맥주는 맥주본연의 맛과 향을 더 살리기 좋은 비알코올 맥주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극미량의 알코올 섭취조차 민감하게 따지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이번 리뉴얼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오비맥주는 지난해 하반기 자사최초 무알코올 맥주 '카스 올제로'를 출시하기도 했다. 카스 올제로는 알코올·당류·칼로리·글루텐 제로의 '4무(無)'를 강조한 제품이다.
![0.00으로 리뉴얼된 카스 제로. [사진=오비맥주]](https://image.inews24.com/v1/79490f40c88991.jpg)
일찌감치 무알코올 맥주 중심으로 가닥을 잡은 하이트진로 역시 0.00 라인업 강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2012년 출시한 '하이트제로 0.00'이 무알코올 시장 1위 브랜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무알코올 맥주 신제품 '테라 제로'를 선보였다.
테라 제로는 호주산 맥아 농축액을 사용해 특유의 향과 풍미를 살렸고 강한 탄산감을 더해 청량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발효과정을 거치지 않는 비발효공법을 적용해 제조단계부터 알코올이 생성되지 않도록 했다. 콘셉트도 알코올과 칼로리, 당류, 감미료를 모두 배제한 '리얼 제로'다.
하이트진로음료 측은 "하이트제로0.00이 건강과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이라면 테라 제로는 맥주맛 자체에 보다 초점을 맞춘 것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비·무알코올 맥주경쟁이 소숫점단위까지 번지면서 향후 시장구도는 더 첨예해질 전망이다. 주류업계와 닐슨아이큐코리아 등에 따르면 하이트제로 0.00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0%이상 증가한 20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무·비알코올 맥주시장 점유율은 36.8%로 단일브랜드 기준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후발주자인 오비맥주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 카스 제로·카스 올제로 등 카스 브랜드 무·비알코올 제품군의 시장점유율은 총 36%에 달한다. 호가든·버드와이저 등 오비맥주가 취급하는 무·비알코올 제품을 모두 합한 제조사 점유율은 40.3%로 하이트진로를 앞지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비·무알코올 맥주가 특정상황의 대안을 넘어 일상 전반으로 확장되는 단계에 돌입했다고 판단한다"며 "기존 비·무알코올 맥주 소비층을 넘어 일반맥주를 마시던 소비자까지 아우르는 시장 확장을 염두에 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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