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서울 전세시장이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며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전세수급지수가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시장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청년층 주거 안정 대책의 실효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공급 감소+수요 잔류'…구조적 수급 불균형에 갇힌 서울 전세시장
서울 전세시장은 공급 감소 흐름이 이어지며 수급 불균형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해 10월 20일 기준 2만4369건에서 이날 기준 1만7158건으로 7개월 만에 30.1% 감소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을 통해 분석한 2025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세 매물 감소 현황. [표=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4229447d63732.jpg)
여기에 향후 공급 여건을 나타내는 부동산R114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도 감소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이후 전세 공급 부족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은 약 1.6만 가구 수준으로, 전년 대비 최대 5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7년에도 2만 가구를 밑도는 수준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장 수급 지표도 공급 부족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13.7로, 202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상회하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전세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8% 상승하며 52주 연속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상승세는 청년층 수요가 집중된 주요 생활권에서 더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성동구는 약 0.40% 내외 △마포구 약 0.30%대 △강동구 0.20% 후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당 지역은 직주근접 수요가 집중된 지역으로 분류된다.
가격 접근성도 낮아지는 흐름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중 보증금 3억원 이하 비중은 15.6%로 감소했다. 거래량 자체도 줄면서 중저가 전세 비중이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 비중 증가도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기준 서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0% 안팎으로 확대됐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을 통해 분석한 2025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세 매물 감소 현황. [표=김민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8989c26e1a821.jpg)
"월세 내면 저축 불가"…내 집 마련 포기,장기 체류 청년들
월세화로 인한 청년층 주거비 부담은 높은 수준이다. 국토연구원 등 주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청년 1인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RIR)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입사 2년 차인 사회초년생 A씨는 "당장 집을 사는 건 대출 규제 때문에 엄두도 못 내는데, 전세 매물이 없다 보니 매달 125만원씩 월세를 내고 있다"며 "월세와 생활비를 쓰고 나면 저축할 돈이 거의 없어 자산 형성은 고사하고 결혼이나 미래 계획은 꿈도 주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서울시, 청년 전세 이자지원 문턱 낮춘다…내달 5일 본격 시행
서울시는 내달 5일부터 '청년 임차보증금 이자지원사업'의 신청 문턱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기존 연 소득 4000만원 이하이던 청년 본인 기준은 5000만원 이하로, 기혼자의 부부합산 기준은 5000만원에서 6000만원 이하로 각각 상향 조정된다.
만 19~39세 무주택 청년이 협약 은행(하나은행)에서 임차보증금 대출을 받을 경우, 최대 2억원 한도 내에서 서울시가 연 3.0%의 이자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소득 심사 절차는 은행 심사로 통합된다.
"3억 이하 매물 10%대"…정책 실효성 제한 지적
정책 취지와 달리 실제 적용 가능한 매물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지원 대상인 보증금 3억원 이하 주택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현장 조사에 따르면 성동구 기준 3억원 이하 전세 매물 비중은 10~15% 수준이며, 마포·용산 등 주요 선호 지역은 이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성동구 하왕십리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현재 성동구 전체 전세 매물 중 서울시 지원 기준인 3억원 이하 아파트나 오피스텔 비중은 겨우 10~15% 내외에 불과"하다며 "마포·용산 등 직주근접 선호 지역은 이보다 더 적어 사실상 씨가 마른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공급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대출 소득 기준만 완화하면, 그나마 남아 있는 극소수의 중저가 가액대에 수요가 비정상적으로 쏠려 청년들끼리 가격 경쟁을 벌이고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는 부작용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 부담 → 매매 전환 압력…30대 실수요 집중"
서울 전세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임차 수요 일부가 매매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 주택 매매 시장에서는 30대 비중이 57.6%(4231명)로 집계되며 주요 수요층으로 부상했다.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최대 70%가 적용되는 반면, 일반 무주택자는 40% 수준에 머물러 있어 자금 여건에 따른 수요 분화도 뚜렷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전세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전세 대기 수요가 일부 매매로 이동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급 대책이 부족한 상태에서 금융지원만 확대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청년층 주거 안정이라는 정책 방향 자체는 필요하지만, 공급이 따라주지 않으면 지원 자금이 제한된 매물로 몰리는 구조가 반복될 수 있다"며 "사회초년생이나 1인 가구처럼 선택지가 좁은 수요층일수록 정책 효과가 실제 주거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공급 확대와 함께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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