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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폐업·산재 '동반 악화'⋯건설업 유동성 위기


건설업 체불 5000억원대⋯하청 산재사망 비중 47.7%
불법하도급·안전관리 실태 점검⋯수도권 현장 108곳 대상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건설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현장 자금 흐름이 약화된 가운데 불법하도급과 임금체불이 안전관리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공기 단축 압박이 맞물리며 중대재해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건설현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건설현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숫자로 드러난 건설업 위기…체불 규모·폐업 건수 '빨간불'

11일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임금체불액은 2조142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건설업 체불액은 5356억원으로 전체의 약 25%를 차지했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 건설업 리스크가 집중되는 구조가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장에서는 체불과 장비대금 미지급이 동시에 발생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 감독 사례에 따르면 건설업 집중 점검 과정에서 적발된 임금체불은 단일 기간 기준 약 38억원 규모였으며, 피해 근로자는 13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현장에서도 체불·장비대금 미지급이 동시에 발생하는 흐름이 확인된다. 고용노동부 감독 사례에 따르면 건설업 집중 점검 과정에서 적발된 임금체불은 단일 기간 기준 약 38억원 규모, 피해 근로자는 13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개별 사업장을 넘어 다수 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체불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역 단위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 지역의 경우 올해 임금체불 사업장이 전년 대비 13.9% 증가해 1600곳을 넘어섰고, 건설업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PF 시장 경색도 자금 압박 요인으로 꼽힌다. 브릿지론(bridge loan·임시방편 자금대출) 부실과 지방 사업장 지연으로 자금 유입이 위축되면서 기존 사업장에서도 공사비 집행 여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청 수익성 악화가 협력업체로 전가되면서 하청 단계로 내려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법 재하도급 구조도 이러한 자금 압박과 맞물려 확산되는 양상이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공정이 세분화될수록 실제 현장 투입 비용이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임금과 장비대금 지급 여력이 함께 약화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험의 외주화"… 불법하도급 끝엔 항상 '중대재해'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는 이날부터 수도권 내 불법하도급 의심 현장 96곳과 대금 체불 신고 현장 12곳 등 총 108곳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정부는 이번 점검에서 불법하도급과 임금체불뿐 아니라 장비대금 미지급, 안전관리 실태까지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영업정지와 과징금 부과는 물론 사안에 따라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다.

불법 재하도급은 단순한 계약 위반을 넘어 책임 구조의 불명확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도급 단계가 늘어날수록 공사비가 분절되면서 실제 현장 투입 비용이 줄어들고, 공기 단축 압박 속에서 안전관리 비용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적 특성은 산업재해 통계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산재 사고사망자 중 하청 노동자 비중은 약 47.7%(281명)로 집계됐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사고 위험이 하도급 구조와 결합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건설현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6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위험한 작업을 외주 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원청 책임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위험의 외주화 구조를 차단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처벌은 즉각적, 여건 조성은 장기적"… 현장의 실행 역량 관건

전문가들은 최근 체불 증가를 개별 현장 문제가 아니라 건설산업 전반의 자금순환 구조 약화 신호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PF 경색과 공사비 상승, 분양시장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현장 자금 흐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단속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노동안전 종합대책은 처벌 강화뿐 아니라 적정 공기와 적정 공사비를 함께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이라며 "안전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영업정지나 입찰 제한 같은 페널티는 비교적 빠르게 적용될 수 있지만, 적정 공사비와 공기가 실제 현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정책과 현장 간 간극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장에서는 낮은 공사비를 제시하는 업체가 유리한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안전 비용이 충분히 반영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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