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에 대해 "갑작스러운 개혁이 국민에게 해가 되진 않는지 심사숙고해 달라"고 했다. 최근 정청래 민주당 대표 등의 사퇴 압박과 사법부 불신 공세에 대해서는 "사법제도를 근거 없이 폄훼하거나 개별 재판을 두고 법관을 악마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3.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bafbcad377d80.jpg)
조 대법원장은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사법개혁 3법'에 대한 우려를 국민에게 호소했다. 그는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고 개선해 나가야 할 점은 동의를 얻어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국회의 입법 활동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갑작스런 개혁이 과연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혹시 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한 번 더 심사숙고 해주시길 국민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사법개혁의 원인으로 주장한 '사법불신'에 대해서도 외국의 평가를 들어 강하게 반박했다. 조 대법원장은 "세계 여러 국가, 심지어 국제기구 및 국제기관에서도 대한민국 사법부를 배우려 하거나 우리 사법부가 교류·협력할 것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며 "그 이유가 어디 있겠나. (우리 사법부가) 신뢰도가 낮다고 하지만 신뢰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법원에 대한 신뢰도가 35%인 반면 우리나라는 47%"라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어 "물론 (47%가) 높다는 게 아니고 더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는 국민의 기대 수준이 반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지표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며 "세계은행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민사 재판 제도에서 항상 최상위권을 차지해왔다. 근래 세계 140여개 법치주의 질서를 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우리나라가 세계 19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3000명 남짓한 법관들이 불철주야(노력)해서 세계 여러기관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만족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제도를 평가할 땐 객관적인 내용을 인정하고 거기서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우리 제도를 근거 없이 폄훼하거나 법관들 혹은 개별 재판을 두고 악마화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께서 심사숙고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법왜곡죄 도입을 위한 형법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뒤 27일과 28일 연이어 재판소원(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증원안(법원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1948년 9월 법원이 창설된 이후 가장 큰 변화다. 정 대표는 지난 27일 "조희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사법개혁의 원동력이 되었지만 반성이 없다"면서 "저 같으면 사법불신의 모든 책임이 나한테 있다고 하고 대법원장직에서 사퇴한다.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자체가 민망하고 부끄럽지 않느냐"며 조 대법원장을 압박했다.
조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는 사법개혁 3법에 대한 위헌성과 법관에 대한 고소남발, 재판지연과 소송비용 가중 등 국민 부담을 일관되게 우려해왔다. 이날 조 대법원장의 "국회의 입법 활동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는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법안이 통과된 이상 사법부로서는 이렇다 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날 퇴임한 노태악 대법관 역시 퇴임사에서 "설마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상황을 마주하며 마음이 무겁다"며 여당 주도의 이른바 '사법개혁 3법'에 대한 우려를 남겼다.
제도적으로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정가와 법조계의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또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는 방안 정도가 그나마 효용성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조 대법원장은 노 대법관의 후임 임명제청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청와대와) 협의 중이기 때문에 대법원이 일방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와의 인선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계속 협의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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