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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 만든 12·29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음악회' 성황


[아이뉴스24 임승제 기자]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맞이 추모음악회가 지난 26일과 27일 양일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성대히 열렸다.

이번 추모음악회는 광주시가 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몸과 마음의 큰 상처를 받은 지역민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했다.

공연은 영하권 강추위에도 100여명의 유가족을 비롯해 2500석 전석이 매진된 가운데 엄숙히 진행됐으며, 공연 내내 유가족과 관객들 모두가 슬픔과 애도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눈물 바다가 됐다.

12·29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음악회가 지난 26일 오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임승제 기자]

특히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공연장 로비에 마련된 추모록에는 "유족과 아픔을 함께합니다. 고이 잠드소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소서", '안전한 세상, 행복한 세상 함께 만듭시다",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평안하세요", 슬픔·고통! 모두 놓고 편한 길 오르소서" 등 위로와 추모글들이 줄을 이었다.

첫날인 26일에는 영화배우이자 국악인 오정해씨의 사회로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상임지휘자 박승희)이 '진혼, 기억'을 주제로 공연됐다.

공연은 망자의 천도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광주시립창극단의 '진도씻김굿'으로 첫막을 열었다. 이어 국민소리꾼 장사익이 무대에 올라 '찔레꽃', '꽃구경', '아리랑'을 열창하며 깊은 위로를 건넸다.

지난 26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린 12·29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1주기 맞이 '추모음악회'에서 관객들이 추모록에 추모글을 적고 있다. [사진=임승제 기자]

피날레는 이정호 작곡가의 국악 레퀴엠 '진혼'이 장식했다. 광주시립관현악단과 광주시립합창단·시립창극단·소년소녀합창단, 목포·순천시립합창단 등 광주·전남 지역 6개 예술단체가 함께 공연을 펼쳤다.

진도씻김굿을 모티브로 제작한 '진혼'은 라틴어로 된 가톨릭 미사의 합창 가사와 진도씻김굿 길닦음 중 '애소리', '하적소리', '재화', '나무아미타불', '천궁'을 차용해 종교를 뛰어넘은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곡'이다. '삶'과 '이별 그리고 기억'의 예술적 승화가 돋보였다.

지난 26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린 12·29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1주기 맞이 '추모음악회'에서 관객들이 추모글을 둘러 보고 있다. [사진=임승제 기자]

둘째날인 27일에는 광주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이병욱)이 '179명의 이름을 기억하며'를 주제로 공연했다. 참사로 희생된 179명 한 분 한 분을 기억하고 그분들을 떠올리며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연주회는 '슬픔 → 기억 → 위로 → 연대'의 흐름으로 구성돼 어떤 감정도 강요하지 않고 각자가 마음속에서 고인을 떠올릴 시간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음악과 낭독이 하나의 호흡으로 이어지며 말로 다 담기 어려운 마음을 조용히 전했다.

첫 무대인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는 절제된 선율 속에 담긴 깊은 슬픔으로 공연장을 채우며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 존 윌리엄스의 '종달새의 비상'을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협연하며, 담담한 선율로 삶의 흔적과 남겨진 이들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세 번째 무대는 작가 황석영이 고인을 위한 글을 직접 낭독했다. 작가의 목소리와 문장은 관객이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생각을 모을 수 있는 시간이 됐다.

마지막 무대는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3번 제6악장'으로 장식했다.

"사랑이 나를 살게 한다"는 문장으로 알려진 이 곡은 말러의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내밀한 정서를 담고 있으며 고인을 기리는 마음과 서로를 향한 조용한 연대를 음악 속에 담아냈다.

/광주=임승제 기자(isj20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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