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2025.9.2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3a8fa34c90e1e.jpg)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사생활 비위 의혹을 놓고 진실공방 수렁에 빠진 가운데 당내에서는 거취 압박이 커지고 있다. 당 대표 역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사실상 '결자해지' 요구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취임 147일 만에 처음 기자회견에서 최근 확산하고 있는 김 원내대표 의혹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면서 "며칠 후 원내대표가 정리된 입장을 발표한다고 하니 저는 그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관련 의혹이 본격적으로 쏟아진 이후 나온 당대표의 첫 반응은 '사과'였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24일부터 항공사 숙박권 무상 이용 의혹, 가족의 공항 의전 특혜 의혹, 부인의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특히 성탄절(25일) 전직 보좌진의 텔레그램 대화방 사진을 공개한 후에는 보좌진 텔레그램 ID 도용 및 사찰 의혹까지 번졌다.
논란은 법적 공방으로도 이어진 상황이다. 전직 보좌진은 김 원내대표가 텔레그램 대화방 내용을 공개한 것을 두고 "불법적으로 취득한 것"이라며 "이 사건을 고소했고, 이분이 불법적으로 취득한 텔레그램방이다. 이를 공개하는 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고 했다. 다만 원내대표실은 이에 대해 "다시 강조드리지만, 적법하게 자료를 취득했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2025.9.2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0e7cf657394cf.jpg)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야권의 공세 소재로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도봉구 자원순환센터에서 환경미화 봉사활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상대 당의 내부 문제에 대해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김병기 원내대표와 보좌진 간의 폭로전이라기보다는 더 큰 그림에서 대통령실과 당대표, 원내대표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균열이 있는 것이고, 그것이 보이지 않게 표면화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금까지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보좌진 텔레그램 ID를 몰래 훔쳐 메시지를 검열하고, 채팅방에 자신을 비방하는 말이 있었다고 일방적으로 해고 처리하더니, 심지어 새로 취직한 직장에까지 외압을 넣어 해고를 종용한 사건"이라며 "세상에 이런 악마가 따로 있나 싶다. 이분은 원내대표를 그만둘 게 아니라 의원을 그만두고 구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와 그의 전직 보좌진의 진흙탕 진실 공방이 이어지면서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언론 접촉을 자제해 온 정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것 자체가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말이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25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김 원내대표가)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이미 사과를 했지만, 더 자숙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역시 이날(26일) 국회방송 '국회라이브1'에 출연해 "처음에 너무 실망스러웠는데 책임을 져야 될 것"이라며 "그 직을 수행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의 발언을 사실상 김 원내대표의 거취 표명을 촉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지금 (내란청산) 프레임에 올라타 있는 것이지, 국민의 신뢰가 높은 건 아니다"라며 "개혁입법에 나선 것은 좋지만 국회의원 개개인의 역량, 입법 독주, 도덕성 문제 등에 대해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안이 영향을 미쳐)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이 무너지면 정 대표의 희망도 없어지는 것"이라며 "김 원내대표 사안이 간단하지 않은 만큼 당 대표로서는 김 원내대표의 결자해지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역시 "당 대표로서 다분히 의례적인 답변이지만, 사실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봐야한다"면서 "연말연초 처리해야 할 중요한 법안들이 있다. 쌍특검과 사법개혁안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갈수록 의혹이 확산하는 건) 걸림돌이라고 판단하고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2025.9.2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9b1ade1751b5f.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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