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울퉁불퉁 달, 자유롭게 다니는 '바퀴' 개발했다 [지금은 우주]


KAIST 등 국내 공동연구팀, 달 탐사용 로버에 적용 휠 개발

국내 연구팀이 울퉁불퉁한 달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전개형 에어리스 바퀴를 개발했다. [사진=KAIST]
국내 연구팀이 울퉁불퉁한 달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전개형 에어리스 바퀴를 개발했다. [사진=KAIST]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가 달 탐사 부문에서 또 하나의 도전적 과제를 넘어섰다. 극심한 온도 변화와 울퉁불퉁한 달 지형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바퀴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바퀴는 ‘전개형 에어리스 휠’이다. 달 탐사의 새 길을 열었다.

이번에 개발한 바퀴는 지형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를 할 수 있다. 극한 환경에서의 실험에서도 거뜬히 버텼다. 우리나라는 2032년 달에 착륙선을 보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달 탐사에서 지하 공동 붕괴로 형성된 피트와 용암동굴은 극심한 온도 변화와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천연 은신처로 주목받아 왔다. 급경사·암반·낙하 위험이 겹친 가혹한 지형 탓에 지금까지 어떤 국가도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다. 국내 연구팀이 복잡한 기계 없이, 종이접기 구조만으로 이 난제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국내 연구팀이 울퉁불퉁한 달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전개형 에어리스 바퀴를 개발했다. [사진=KAIST]
이번에 개발한 바퀴는 우리나라 달 탐사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우주연구원·항공우주공학과 이대영 교수 연구팀이 무인탐사연구소(대표 조남석),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장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이상철), 한양대(총장 이기정)와 함께 달 탐사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피트(Pit)와 용암동굴(Lava Tube)에 진입할 수 있는 전개형 에어리스(airless) 휠을 개발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달 피트는 장기적 달 거주지 후보지로 주목받는 동시에 태양계 초기 지질 기록을 보존한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미국 항공우주청(NASA), ESA(유럽우주국) 등 주요 우주 기관은 대형 로버에서 소형 로버를 사출해 탐사하는 방식을 제안해 왔다. 소형 로버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기동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

기존에 제시된 가변형 휠 역시 혹독한 달 환경에서 발생하는 냉간 용접(cold welding), 불균일 열팽창, 연마성이 강한 달 먼지 등으로 인해 실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잡한 기계 구조 대신 종이접기(Origami)구조와 소프트 로봇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전개식 바퀴를 제안했다.

국내 연구팀이 울퉁불퉁한 달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전개형 에어리스 바퀴를 개발했다. [사진=KAIST]
이번에 개발한 바퀴로 우리나라는 달 탐사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KAIST]

‘다빈치 다리’의 서로 맞물리는 구조를 응용했다. 우주에서도 잘 버티는 탄성이 좋은 금속판을 종이접기 방식으로 접어 바퀴 모양을 만든 것이다.

개발된 전개형 에어리스 휠(바퀴)은 일반 바퀴처럼 힌지(경첩) 같은 부품이 없어도 접힐 때는 지름 23cm, 펼치면 50cm까지 커진다. 탐사를 위한 소형 로버(small rover)도 큰 장애물을 넘을 수 있는 뛰어난 기동성을 확보한다.

시험 환경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인공 월면토(달 흙을 흉내 낸 땅)에서도 우수한 주행 성능을 보였다. 달 중력 기준 100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모양과 기능이 그대로 유지될 만큼 내충격성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대영 KAIST 교수는 “이번 전개형 바퀴는 그동안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달 피트·용암동굴 진입 문제에 세계 최초로 해답을 제시한 기술”이라며 “우리나라가 앞으로 독자 달 탐사 시대를 선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신·항법·전력 등 남은 과제가 있는데 이 기술을 돌파구 삼아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면 우리나라의 달 탐사는 더 이상 꿈이 아니라 실행의 단계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팀이 울퉁불퉁한 달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전개형 에어리스 바퀴를 개발했다. [사진=KAIST]
이번에 개발한 바퀴는 지형에 따라 커졌다 작아졌다를 할 수 있다 [사진=KAIST]

심채경 한국천문연구원 센터장은 “달 피트와 용암동굴은 과학·탐사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라며 “이번 성과는 그곳으로 들어가기 위한 기술적 장벽을 낮춘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장종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달은 낮·밤 온도 차가 300도에 이르는 극한 환경”이라며 “이번 바퀴는 이런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논문명: Soft Deployable Airless Wheel for Lunar Lava Tube In-tact Exploration)에는 KAIST 이성빈 박사과정과 무인탐사연구소 조남석 대표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우주 극한 환경 극복을 위한 차세대 이동 기술을 제시한 성과로 국제 로봇 전문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Science Robotics)’ 12월 호에 실렸다.

KAIST 김세권 교수, 김준서 석사과정, 무인탐사연구소 이건호·이승주 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장종태 책임연구원·심규진 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심채경 센터장, 한양대 서태원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울퉁불퉁 달, 자유롭게 다니는 '바퀴' 개발했다 [지금은 우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