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2025년 국내 자본시장을 관통한 뚜렷한 변화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중심으로 한 공모펀드의 재도약이다. ETF는 공모펀드 전체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2022년부터 2025년 6월말까지 공·사모펀드 시장 흐름 [표=아이뉴스24]](https://image.inews24.com/v1/576d6bec8d5b72.jpg)
자산관리 시장은 2010년대 사모펀드의 부상으로 한 단계 성장했으나, 2023년부터 공모펀드의 성장세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2025년에는 ETF를 통해 공모펀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23년 이후 공모펀드 성장률이 사모펀드를 추월했고, 2023년 100조원을 넘어선 ETF 시장은 300조원대를 앞두고 있다.
설정원본 기준으로 변화는 뚜렷하다. 2022년 사모펀드 설정원본은 555조원, 공모펀드는 275조원이었다. 2023년에는 사모펀드가 595조원, 공모펀드는 329조원으로 모두 증가했지만 공모펀드의 증가 폭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 2024년에는 사모펀드가 629조원으로 늘어난 반면 공모펀드는 412조원까지 증가하며 성장세를 더욱 키웠다. 절대 규모는 사모펀드가 크지만, 증가 속도에서는 공모펀드가 빠르게 따라붙는 모습이다.
올해도 자산관리 시장의 변화는 ETF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올해 6월 기준 국내 ETF 시장 규모는 201조2845억원으로 사상 처음 200조원을 돌파했다. 2002년 국내 ETF 시장이 출범한 이후 약 23년 만이다. 상장 ETF 종목 수도 6개월 만에 984개에서 1051개로 늘어나며 상품 다양화가 이어졌다.
ETF 확대로 공모펀드 전체 규모도 꾸준히 증가했다. 공모펀드(ETF 포함)는 2022년 말 283조1000억원에서 2023년 348조3000억원, 2024년 435조5000억원으로 성장했고, 2025년 6월 말에는 524조1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주식형 ETF는 2022년 40조4000억원에서 2023년 54조2000억원, 2024년 78조6000억원, 2025년 6월 말 99조3000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ETF를 제외한 공모펀드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2024년 말 262조원에서 2025년 6월 말 313조9000억원으로 늘어나며, ETF가 공모펀드 성장의 약 41%를 차지했다. 공모펀드 시장 확대의 핵심 동력이 ETF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TF 성장을 견인한 요인으로는 퇴직연금과 연금계좌 확대가 꼽힌다. 2025년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00조원을 돌파했고, ETF 비중은 2019년 2%에서 2024년 말 34%까지 급증했다. 특히 2024년 10월 도입된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는 ETF 상품 경쟁을 촉진하며 시장 다양성을 높였다.
자산운용사들의 전략 변화도 뚜렷하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 시장 투톱 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순자산이 12조원에서 25조원으로 1년 만에 102% 성장하며 KB자산운용을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신한(146%), 하나(137%), 한화(124%), NH아문디(115%) 등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ETF 중심 전략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 환경 변화도 ETF 확산에 힘을 실었다.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들은 급락과 반등을 반복 경험하며 분산과 장기 보유의 중요성을 체감했고, ETF는 이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결국 2025년 국내 자산관리 시장은 ETF를 중심으로 흐름이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ETF의 부상은 단순한 상품 성장에 그치지 않고, 자산운용 산업과 투자 문화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김민희 기자(minim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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