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자수첩] ‘권력이 무섭다’는 한 초선 도의원의 눈물


정재수 경기취재본부 국장

7.23(수) 11:30 이인애 의원 기자회견 -의회운영위원회 관련.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의회 유선번호로 받은 문자메시지다.

앞서 21일 국민의힘 이인애 의원(고양2)은 입장문을 통해 양우식 의회운영위원장의 '직원 성희롱' 논란과 관련해 양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 직후 예정된 기자회견이라 더 큰 관심을 모았다.

[사진=이인애 의원실, 아이뉴스24 DB]

예정된 시간, 도의회 브리핑룸.

이 의원은 단상 앞에 섰지만 기자회견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기자회견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취소하게 됐습니다. 많은 기자분들이 계신다 해 직접 사과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조심스레 한 마디를 덧붙였다.

"한 말씀만 드리면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권력형 성범죄도 무섭지만 한 의원으로서 저도 권력이 무섭습니다."

이 의원은 말미에 눈물을 보였다. 그렇게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났고 브리핑룸에 남은 기자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초선 도의원이 '상임위원장 사퇴 촉구'라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입장문을 발표하기까지 얼마나 큰 고뇌와 고민이 있었을지는 짐작이 간다.

특히 21일 입장문 발표 이후 다수 언론이 관련 내용을 보도했고 23일까지 이 의원이 내부적으로 어떤 압박을 받았는지는 "한 의원으로서 저도 권력이 무섭다"는 말 한마디에 모두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의원은 이날 “한 말씀만 드리면…”이라는 말부터 이미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마지막 발언을 마칠 때까지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할 수 없는 상황’이 역력했다.

21일과 23일 사이 그가 직·간접적으로 겪었을 내부의 공포(?)는 본인이 아니면 모를 일이다.

제11대 도의회에 입성하던 날, 그는 자신이 이런 상황을 겪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정치에 뛰어들며 그는 도민과 지역구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꿈꿨을 것이다.

이 의원은 입장문에서 “저 역시 큰 분노를 느꼈지만 ‘자당(自黨)’ 소속이라는 이유로 이제야 말씀드리게 된 점 송구스럽다. 그러나 더 이상은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그 만큼 큰 결단이 있었고 같은 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소신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잘못한 일을 잘못했다고 지적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요구한 일이 기자회견까지 취소할 만큼 큰 잘못인가?

이게 그의 잘못인가? 과연 누가 그에게 잘못을 물을 수 있는가?

이 의원은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청년수석과 의회운영위원회 위원직을 모두 사퇴했다. 백현종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서 임명 받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말이다.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최종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백현종 국민의힘 대표, 그리고 각 상임위원장 및 도의원들, 도의회 구성원들에게 말하고 싶다.

"이인애 의원의 눈물을 닦아 주시라."

/수원=정재수 기자(jjs3885@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자수첩] ‘권력이 무섭다’는 한 초선 도의원의 눈물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