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기술패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명품특허'를 확보해 최고의 기술 주도권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한선 LG에너지솔루션 특허그룹장 전무가 15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특허청 주최로 열린 '2025년 제1차 지식재산 전략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https://image.inews24.com/v1/5798c7696588bd.jpg)
이한선 LG에너지솔루션 특허그룹장 전무는 15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특허청 주최로 열린 '2025년도 제1차 지식재산 전략 토론회(전략포럼)'에서 '기업의 고품질 특허 창출 노력과 한계'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2차전지 산업과 같은 국가 전략 산업의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명품특허(Premium Patent)'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명품특허'는 핵심 기술을 폭넓게 보호하면서도 무효화(Invalidation) 가능성이 낮아 기술패권 경쟁에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고품질 특허를 의미한다. △우수한 기술성 △넓은 권리범위 △강한 특허보호 수준 등으로 결정되며 기술경쟁이 심화된 현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보호 수단이 되고 있다. 특히 초창기부터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배터리 시장을 개척해온 '오리지널 이노베이터(Original Innovator)'들에게는 다양한 방법으로 경제적인 수익을 창출해주는 특허이기도 하다.
최근 2차전지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의 빠른 추격과 특허 확대 전략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빠른 특허 심사 시스템을 활용해 신속하게 글로벌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무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한 선제적 핵심기술 개발과,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초이자 최고인 명품특허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리더인 국가적 핵심 산업에서 미국, 유럽 등과 같은 해외 주요 격전지에서 보다 빠른 속도로 '명품특허'를 선점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연구개발(R&D) 거점을 주로 한국에 두고 있어 한국 출원 후 해외 확장 방식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심사속도, 권리범위, 국제적 인정 측면에서 제약이 있으나 기업 노력만으로는 글로벌 명품특허 선점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전무는 "명품특허는 단순한 기업 자산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전략"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뿐 아니라 특허청, 법원, 지식재산 업계 등 관련 주체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창출, 활용, 보호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오래 전부터 '지식재산권(IP) R&D' 문화를 정착시켜, 기술개발과 동시에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시간의 축적'에 따른 경쟁력으로 이미 다수의 명품특허를 확보하고 사업화에 활용 중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2차전지 관련 연구를 시작한 배터리 산업의 선도기업으로서 30년이 넘는 오랜 업력을 통해 압도적인 특허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등록 약 4만여 건, 출원 약 7만2000여 건으로 현재 전세계 배터리 기업 중 최다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소재와 전극설계, 공정 등 배터리 생산의 A부터 Z까지 사실상 모든 과정에서 핵심적 특허를 선점했다.
그러나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고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후발기업의 기술 도용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업계의 선구자로서 주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선점한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질적으로 우수한 특허를 확보하기 어려운 후발기업들은 특허 무단 사용을 통해 유럽, 중국, 인도, 동남아 등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특허 중 경쟁사가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특허' 수는 1000여 개에 달한다. 이 중 실제 경쟁사가 침해한 것으로 확인된 특허수만 해도 580여 건이다. 경쟁사들이 침해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은 기초 소재부터, 공정, 차세대 배터리 및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까지 다양하다. 최근에는 심지어 리튬·인산·철(LFP) 각형전지나 셀투팩(CTP), 원통형 46 시리즈 등의 분야에서도 다수의 특허 침해를 확인했다.
특히 안전성 강화 분리막의 전극 접착력을 높여 다양한 전극조립체를 구현할 수 있게 하는 특허 기술에서 여러 기술 침해가 발견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18년 세계 최초로 음극에 적용한 혁신적인 코팅 기술인 더블 레이어 코팅(DLD) 기술과 탄소나노튜브(CNT) 선분산 기술 등 핵심 공정기술을 접목한 전극설계 특허도 다수의 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고전압·고효율 전지에 적용하는 전해질, 고용량 하이니켈(High-Ni) NCM 양극, 미드니켈(Mid-Ni) NCM (NCM523·622)을 선도적으로 개발했다. 표면처리 방법과 NCM에 리튬인산철(LFP), 리튬코발트산화물(LCO), 리튬망간산화물(LMO)을 혼합한 전극과 실리콘(Si)계 음극 등을 최초로 배터리에 적용하고 특허로 보호하고 있어 기술 침해 요소가 큰 상황이다.
이밖에도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기술로 평가받는 건식 전극,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 시리즈, 축적된 데이터로부터 개발한 안전진단·BMS 등도 앞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되어 경쟁사의 특허 침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정당한 라이선스 계약 없이 무분별한 기술 침해가 지속될 경우 특허침해 금지소송 등 강경한 대응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전문가를 적극 확보해 글로벌 소송 역량을 강화하고 지식재산권을 관리하는 해외 IP오피스를 확대해 글로벌 지식재산권을 체계적으로 관리· 감독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전무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이자 최초인 명품특허를 선점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며 "도전과 도약을 통한 선제적 핵심기술 개발과 이를 보호할 수 있는 명품특허의 확보는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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