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단순한 보호무역주의의 부활이 아니다. 그것은 미국 중심의 글로벌 경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정교한 전략이며, 달러 패권 유지, 제조업의 리쇼어링, 고용 확대, 세수 증대, 기술 주도권 탈환이라는 다층적 목적을 갖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주요 통상국 25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96c149c56ff0f.jpg)
1. 관세는 '귀환하는 달러'를 위한 도구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발행하는 유일한 국가다. 세계 경제가 달러에 의존하는 한, 미국은 막대한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의 주도권을 잃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무한정 달러를 발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려면 국채를 담보로 해야 하며, 이로 인해 연간 예산 중 약 13%가 국채 이자에 사용된다. 즉, 미국의 화폐 발행은 자체 수익이 아니라 채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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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트럼프는 한 가지 전환점을 제시한다. 굳이 새로운 달러를 발행하지 않더라도 해외로 흩어진 달러를 다시 미국 본토로 되돌리는 것, 그것이 그의 전략의 핵심이다. 이때 관세는 그 귀환을 강제하는 도구로 기능한다. 외국 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을 짓고 제품과 장비를 미국으로 보내도록 만드는 것이다. 관세를 피해 미국으로 들어오게 되면, 그 기업들은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내게 된다. 이로 인해 미국은 세수는 늘고, 통화량은 통제되며, 인플레이션은 완화되고, 1인당 GDP는 오르게 된다. 물가는 오르지만, 실제로는 오르지 않는다.
2. Outcome Tax Office와 이민세 구조의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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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정책 구상에는 ‘Outcome Tax Office’라는 새로운 세금 제도 도입도 포함된다. 외국 기업이 미국 내에서 활동하며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직접 과세하는 구조다. 여기에 더해 고급 인력의 영주권 발급 과정에서도 수익을 창출한다. 예컨대, 외국 기업이 미국에 고급 인력을 파견하기 위해 영주권을 신청할 경우, 이민 당국에 1인당 약 7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납부해야 한다. 이는 미국인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지만, 대기업에는 부담이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미국 현지에 인력을 보내고 영주권 비용을 대신 납부함으로써, 또 다른 방식의 재정 수입이 창출되는 것이다.
3. 제조업의 글로벌 재편 – 브라질, 호주, 터키
관세 전략은 미국으로 모든 공장을 끌어들이겠다는 환상이 아니다. 트럼프는 미국과 가치 공유가 가능한 국가들을 제조 허브로 분산시키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브라질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부지가 넓으며 지진 등의 자연재해 위험도 적다. 이미 삼성, LG 등의 전자제품 공장이 브라질에 진출해 있고, 국내 장비 기업들도 브라질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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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자원 강국으로, 천연자원 채굴을 위한 기술 및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노동력이 비싼 호주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세미트럭, 스타링크의 위성통신망 등을 접목해 고도화된 무인 채굴 시스템이 준비 중이다. 이는 미국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물류 체계 속 자원 확보를 위한 핵심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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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터키, 오스트레일리아 등에 일괄적으로 10% 관세를 설정한 것 역시 단순한 무역 보복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전초 기지를 설정하는 의미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금융 허브로, 터키는 유럽과 중동을 연결하는 관문으로 기능하며, 미국 주도의 새로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에 편입된다.
4. 아프리카 – 다음 전장의 무대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가 주목하는 마지막 퍼즐은 아프리카다. 현재 아프리카는 세네갈부터 에티오피아까지의 ‘아프리카 프랑‘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으며, 통신 인프라가 열악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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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인건비가 저렴하고, 희토류를 비롯한 자원도 풍부하다. 중국이 선제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해놓은 만큼, 미국과 중국의 또 다른 경제 전쟁이 이 지역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세네갈, 튀니지, 에티오피아, 남아공 등은 전략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5. 중국과 위안화 – 트럼프의 가장 큰 위협
가장 중대한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은 기술 개발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세계 유수의 과학저널에서 영향력 있는 연구기관 상위 10개 중 7개가 중국 대학이다. 특히 딥시크(DeepSeek)와 같은 초거대 AI 모델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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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위안화를 결제 통화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위협이 가해지고 있다. 여기에 인도, 중동, 아프리카가 위안화를 채택하게 되면, 세계 인구의 30% 이상이 위안화를 사용하게 된다. 이는 미국의 패권에 근본적인 도전이 될 수 있다.
결론 – 세계화 2.0의 미국식 리디자인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단순한 미국 우선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세계화 2.0’의 미국식 리디자인이며, 달러의 귀환, 글로벌 제조망의 재편, 기술과 자원의 통제, 통화 패권의 방어라는 거대한 전략을 담고 있다.
달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이 전쟁의 본질은 무기가 아니라 관세와 세금, 이민정책, 인프라, 통신, AI 그리고 자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주요 통상국 25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bb13bccfae82ab.jpg)
그는 실업률, 인플레이션, 재정 적자, 국채 부담이라는 복합적인 국가 과제를 ‘외부로부터의 귀환’이라는 하나의 전략으로 통합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달러의 귀환과 미국 본토의 경제 리디자인이라는 철학이 있다.
세계는 지금 조용히, 그러나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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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한 변리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한 후 코스닥 기업에서 프로그래밍과 사업개발을 담당했다.
20대 초반부터 직접 창업에 도전했으며 현재 약 2500개 이상 스타트업과 기술창업 기업이 주 고객인 특허법인 BLT 파트너 변리사로 활동 중이다.
50여회 이상의 엔젤투자 경험을 토대로 역량 있는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저서로는 '기술창업 36계', '특허로 경영하라', '지식재산권 스쿨'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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