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김보선 기자]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정치인 체포 지시가 있었다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진술에 대해 "신뢰성에 강한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2025.2.1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575b56108158b.jpg)
조 원장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홍 전 차장이 작성했다는 이른바 '체포 쪽지'와 관련해 네가지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원장은 "해당 쪽지를 재작성했다는 보좌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해) 12월 3일 밤 홍 전 차장이 포스트잇에 쓴 걸 줘서 (보좌관)이 그걸 정서한 건 맞다"면서도 "다음 날(4일) 오후에 다시 홍 전 차장이 같은 보좌관에게 '네가 지금 기억나는 대로 해서 다시 한번 써서 달라'고 했고, 보좌관은 가지고 있는 게 없어서 '기억을 더듬어서 메모를 썼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보좌관은 메모를 쓸 때 파란 펜으로 사람 이름만 썼다고 한다. 메모에 무슨 동그라미를 치거나 '방첩사' 뭐라고 가필한 부분은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홍 전 차장이 화요일에 헌재에서 구체적인 설명을 했는데, 그 내용의 뼈대가 사실과 다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쪽지 작성 시점과 장소에 관한 홍 전 차장의 증언에도 의문을 품었다. 그는 "제가 확인하니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 6분이면 거기가 아니고 청사에 있는 본인 사무실에 있었다. CCTV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이 사건 5차 변론에 출석한 홍 전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밤 11시 6분쯤 '국정원장 공관 앞 공터'에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전화로 불러주는 명단을 갑자기 적게 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조 원장은 또 비상계엄 당일 상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시 조치사항이 적힌 A4용지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7차 변론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통령 집무실 원탁에서 '소방청장'과 '단전·단수'가 적힌 쪽지를 봤다"고 했는데, 이와 상반된 증언인 셈이다.
조 원장은 '안가 회동'에서의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도 앞서 진술한 증인과 다른 말을 했다. 김형두 재판관은 "신원식 당시 국방장관(現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봄 삼청동 대통령 안가 회동에서 '비상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는데, 이걸 들은 적 있느냐"고 묻자 "대통령이 나라 걱정을 많이 하신 건 기억나는데, '비상 또는 비상조치'라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은 오후 2시부터 속개해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과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에 대한 신문을 이어간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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