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천하람, 이주영 총괄선대위원장과 양향자 원내대표가 지난해 4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혁신당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발표를 보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6c80c8478a25a.jpg)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최근 정치권은 '망상'이라는 단어로 당내 인사끼리 공격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개혁'이라는 이름을 달고 4·10 총선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개혁신당'이 논란의 주인공이다. 옆에서 지켜본 개혁신당 내 불신은 생각보다 골이 깊다. 갈등의 양측 모두 밑천까지 드러난 이유는 외부인은 알 수 없을 정도로 지금까지 쌓였던 당 구성원간 신뢰가 컸기 때문일 것이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기 어렵지만, 당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선 이젠 다시 신뢰를 쌓아야 하는 순간이다.
개혁신당은 지난해 4·10 총선 당시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당시에도 합당 논란과 공천 문제로 내부 갈등과 신경전이 있었지만, 그래도 설득에 대한 의지와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는 희망이 느껴졌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현재의 당은 '네탓' 타령만 남았다.
개혁신당의 불신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허은아 전 대표 입장에서는 '나는 유능하지만 너희들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깊어지면 누가 삼삼오오만 모여 있어도 '쿠데타' 세력으로 보였을 것이다. 반대파로서도 '우리가 더 잘 알고 있는데, 왜 말을 듣지 않을까'라며 대표를 고깝게만 봤을 수도 있다.
물론 이 답은 당사자만 아는 영역이다. 하지만 취재의 영역에서 당을 지켜본 필자입장에서는 당 인사 모두가 유능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능하니 독선에 빠진 셈'이다.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당대표와 직언이 통하지 않자 팔짱 낀 채 방관하는 당내 인사들. 핵심 원인은 책임이 맡겨진 허 전 대표에게 있지만, 당내 다수 인사들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불신은 전염병이다. 허 전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고 해서 당내 퍼진 '불신의 병'도 치료됐다고 자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시 신뢰의 탑을 쌓지 못한다면 '제2의 허은아 사태'는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이미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당 지도부에 당부하고 싶다.
'조기 대선'을 향해 앞만 보고 달리고 있지만, 뒤에 남겨진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한 자리에 모여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당 정체성 구축에 역할을 한 양향자 전 원내대표와 조응천·이원욱 전 의원 등 인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조기 대선을 앞두고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도 '내부총질하지 않는 우리만으로 잘할 수 있다'는 오만에 빠지지 않길 바란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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