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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안 듣던 췌장암…빛 쪼이니 죽었다


UNIST 권태혁·민두영 교수팀, 빛 받아 세포 리소좀 공격하는 화합물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항암제 내성이 있는 암세포에 빛을 쪼여 제거하는 기술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 박종래) 화학과 권태혁, 민두영 교수팀은 포항공대(POSTECH) 박태호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항암제 내성 원인으로 알려진 암세포의 자가포식을 억제할 수 있는 광 반응 화합물을 개발했다.

빛을 받으면 활성화되는 이 화합물이 자가포식이 일어나는 공간인 세포 리소좀만을 선택해 공격하는 원리다.

이번 연구는 자가포식의 핵심 축인 리소좀을 공략해 약물내성을 극복하고 암 치료 전략의 개선을 이뤄냈다는 성과로 이어졌다. [사진=UNIST]

암세포의 변화무쌍한 적응력은 항암제 개발의 주요 장애물로 꼽혀왔다. 세포 안에 생긴 노폐물을 분해하는 자가포식도 그 적응 작동원리 중 하나다. 암세포는 자가포식을 한다. 분해된 노폐물 성분으로 부족한 에너지원을 메우며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자가포식을 억제하기 위해 모폴린과 이리듐으로 구성된 광 반응 화합물을 개발했다. 모폴린은 세포의 리소좀만을 표적하는 역할을 한다. 이리듐은 빛을 받아 산화 손상을 일으킨다.

개발된 광반응 화합물을 약물내성 췌장암세포가 이식된 쥐에게 투입한 뒤 적외선을 쪼였을 때 젬시타빈 항암제 내성이 생긴 췌장암 조직이더라도 7일 만에 암이 줄어들며 완전히 사라졌다.

분석결과 이 광반응 화합물은 빛을 받아 리소좀 막을 파괴함과 동시에 리소좀이 자가포식소체(autophagosome)와 융합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포식소체는 세포 노폐물이 일시적으로 격리되는 장소이다.

자가포식소체와 리소좀 간의 융합이 일어나야 자가포식이 시작된다. 연구팀은 개발된 화합물이 산화손상을 일으키는 단백질들을 추가로 밝혀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UNIST 화학과 박민규 연구원이 제1자로 참여했으며 오투메디가 동물실험 모델에서 독성평가와 항암효과 평가를 함께 진행했다.

권태혁 교수는 “자가포식으로 약물내성이 생긴 주요 난치암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젬시타빈 이외에도 기존 항암제들과 병용 치료 효능을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Rational Design of Biocompatible Ir(III) Photosensitizer to Overcome Drug-Resistant Cancer via Oxidative Autophagy Inhibition)는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월 13일자로 출판됐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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