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기자수첩] 경영권 분쟁은 비난의 경쟁이 아니다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전환점이 될 임시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임시주총의 핵심 쟁점인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서로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2025년이 시작된 지 15일밖에 지나지 않았으나, 올해 들어 고려아연 측과 영풍·MBK 측이 경영권 분쟁 관련 내용을 담아 배포한 보도자료만 해도 30건이 넘는다. 이들은 최근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서로를 깎아내리기에 바쁘다.

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경영진은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시했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소수 주주가 자신의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다. 이에 영풍·MBK 측은 지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최 회장 측에 유리해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영풍·MBK 측은 과거 서린상사의 임시주총을 언급하며 "서린상사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한 것은 소수 주주인 영풍 측 이사를 한 명이라도 이사회에 진입시키지 않기 위한 최 회장 측의 횡포였다"고 말했다.

이어 재계와 자본시장, 법조계 측 말을 빌려 "소수 주주 보호 취지를 몰각하고 오로지 자신의 자리보전만을 위해 이럴 땐 배제하고, 저럴 때는 도입하고자 하는 등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 측에 대한 비난을 넘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중 한 곳인 글래스루이스에까지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이들은 글래스루이스가 내놓은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에 대해 "기존 경영진에 대한 편향성뿐만 아니라 집중투표제 찬성 이유와 이사진 구성 간 논리적 모순까지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 측 인사들로만 구성된 현 고려아연 사외이사들에 대해 독립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공신력을 의심케 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이에 맞서 고려아연 측도 영풍·MBK 측에 대해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치사회적 논의나 도입 필요성에 대한 시장과 소액주주들의 의도나 목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말 그대로 '아전인수' 해석의 극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서린상사 사례까지 억지로 꺼내 집중투표제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아전인수 해석이라도 동원해 자신들의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날이 갈수록 이들의 경영권 분쟁은 단순한 비난의 경쟁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비난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는 상대방에게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신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이나 경영진들이 공개적으로 비난을 주고받으면 외부에서 신뢰를 잃게 된다. 이는 주주들에게 기업의 안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서로를 비난하는 데 집중한다고 해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을 수는 없다.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양측은 소액주주들을 보호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소액주주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모습은 부족하다.

주주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기업의 안정적 운영과 지속 가능성이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주주들은 어느 한쪽도 믿지 못하게 될 것이며, 고려아연의 미래는 누구의 손에 경영권이 들어가더라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또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위해서는 논리적이고 실질적인 경영 전략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비난이 계속된다면 중요한 경영 이슈에 대한 대안 제시가 없어지며 갈등만 심화될 뿐이다.

양측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고려아연이 '좋은 회사'라는 공통된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이에 중요한 것은 회사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건설적 논의다. 감정에 치우쳐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가기에 앞서, 회사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거 있는 주장과 해결책을 내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자수첩] 경영권 분쟁은 비난의 경쟁이 아니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
[아이포토] 오징어게임 K-전통놀이 열풍!⋯설연휴 홍대 에어돔에서 체험하자
[아이포토] 오징어게임 K-전통놀이 열풍!⋯설연휴 홍대 에어돔에서 체험하자
따뜻한 에어돔 안에서 K-전통놀이 한판
따뜻한 에어돔 안에서 K-전통놀이 한판
오징어게임 공기놀이 어때요?
오징어게임 공기놀이 어때요?
재밌는 비석치기
재밌는 비석치기
설연휴에 오징어게임으로 만나는 전통놀이
설연휴에 오징어게임으로 만나는 전통놀이
동심으로 돌아가는 팽이 돌리기
동심으로 돌아가는 팽이 돌리기
MZ도 비석치기 한다!
MZ도 비석치기 한다!
'넘어간다~' 짜릿한 딱지치기
'넘어간다~' 짜릿한 딱지치기
홍대 에어돔에서 오징어게임 체험하세요!
홍대 에어돔에서 오징어게임 체험하세요!
홍대 에어돔에서 만나는 오징어게임
홍대 에어돔에서 만나는 오징어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