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중국 TV 제조사들의 기술적 성장 및 순위 경쟁과 관련 "경쟁자가 많아졌다는 것은 또 하나의 기술 혁신 포인트가 생겼다는 좋은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세계 최초, 세계 최대를 소구하고 앞서 나가는 걸 했다면 이제 그런 의미가 소비자에게 주는 이미지는 별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7일(현지시각) 한종희 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삼성전자 대표이사 간담회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QD(퀀텀닷)는 삼성이 먼저 했지만 중국이 치고 나가는 모습이다. TV 경쟁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간 것 아니냐"고 묻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중국 TV 대표주자 격인 하이센스는 CES 2025 현장에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수치를 인용하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2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고 했다. 이들은 미국 내 87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에서는 경쟁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CES 무대에 오른 리둥성 TCL 창업자 겸 회장은 "우리의 핵심 비즈니스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TCL TV와 CSOT LCD 패널은 각각 세계 2위"라고 했다. TV 시장에서의 자신감을 드러냄과 동시에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을 사실상 겨냥한 것이다.
한 부회장은 '연결 경험 중심의 차별화'를 역설했다. 그는 "AI 알고리즘을 어떻게 적용하고, 화질을 어떻게 올렸는지 보다 제품을 사용해 소비자 가치를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편리한 게 무엇인지, 불편을 해소하는 게 차별화"라며 "저희는 (CES 2025에서) 신제품 전시를 안했다. 연결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게 차별화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간 AI 스마트홈 등 분야에서의 차별점을 묻는 질의에 "우리가 가는 방향이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하니까 경쟁사들도 유사한 제품을 갖고 나오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차이점을 주기 위해 소비자에게 어떤 것을 보여주고, 알려주고, 추천해주는 이 부분을 강화시키려고 한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영업이익은 6조5000억원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으로 약 7조7000억원을 예측했다.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것이다.
한 부회장은 "시장에서 생각하는 기대치보다 낮다고 보는 게 맞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더 한 발짝 뜰 수 있는 계기도 된 것 같다"며 "DS 부문에서 전영현 부회장을 중심으로 보완하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CES에서 공개한 홈 AI가 회복 모멘텀이 될 것인지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당연히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거래선 반응도 상당히 좋기 때문에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또 다른 하나의 성장 동력이라고 하면 역시 미래에 대한 투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와 관련해서는 "저희들은 공장을 꽤 많이 가지고 있다. 어느 한 군데 집중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쪽으로 대응하려고 한다"며 "관세가 올라가서 소비자들에게 올라간 만큼 전가한다 등은 각사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거기에 맞게끔 대응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가장 잘하는 게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이라며 "부품 공급부터 그걸 제조해서 소비자 선까지 가는 루트가 잘 돼 있기 때문에 이를 더 혁신을 시키고 AI 기술을 접목시켜 빠르게 배송하게 되면 큰 무리 없지 않나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말 DX부문장 산하에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했다. 한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하고 전사 차원의 품질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품질혁신위원회 신설 배경과 관련해 "TV는 TV 부문만 열심히 하고, 생활 가전은 생활 가전만 열심히 하고, 휴대폰 휴대폰을 열심히 하는데 이미 제품은 연결 경험으로 가고 있다. 연결했을 때 심리스하게 동작 하는지가 가장 크다고 저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품질이 각 사업부의 한 제품만 하는 게 아니라 전체가 모였을 때 품질을 들여다 봐야 한다"며 "한 단계 더 높은 품질 관리를 하자는 의미에서 품질혁신위원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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