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 확대 속에 연간 판매량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제시했다.
내실 있는 질적 성장에 방점을 두고 고객 수요가 높은 하이브리드(HEV)차 등 친환경차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차량 등 전략 차종 출시, 북미 현지 생산 체계 확대 등을 통해 시장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7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양사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치를 739만200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판매량보다 2.2% 늘어난 수치지만, 당초 목표치(744만3000대)보다는 소폭 감소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판매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잡은 것은 불확실성이 커진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수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경기 침체와 고금리 영향에 따른 수요 부진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의 '국내외 자동차산업 현황 및 2025년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은 올해 9043만~9750만 대로 전년 대비 2~3% 수준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내수 판매는 약 144만 대(승용차 기준) 수준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통상 환경 불확실성 고조 등 완성차 시장의 위기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최대 20종 안팎의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올해 국내 71만 대, 해외 346만4000대 등 총 417만4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0.8% 증가한 수준이다.
기아는 올해 국내 55만 대, 해외 265만800대, 특수 8200대 등 전 세계 321만6200대 판매를 목표치로 잡았다. 전년 대비 4.1% 높은 수치다. 특히 기아는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는데, 최근 성장세를 올해도 이어간다는 포부다.
현대차는 올해 하이브리드(HEV)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친환경차 출시를 확대하며 친환경차 판매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최대 수출국인 북미에서 현지 생산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통상 환경 변화 등에 대한 시장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 중심의 제조 혁신과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와 효율적인 인센티브 관리 등 수익성 위주의 사업 운영을 추진한다.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9'을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등에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6년 만에 선보이는 대형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도 올해 글로벌 시장에 본격 판매된다. 상반기에는 수소 전기차 넥쏘의 후속 모델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G90과 전기차 GV60의 부분변경 모델도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는 브랜드와 고객 중심 경영과 적극적인 미래기술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 확대,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 본격화, 타스만과 시로스 등 해외 현지 전략 차종을 기반으로 판매 확대에 나선다.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형 전기 SUV인 EV9의 고성능 모델 EV9 GT를 올해 상반기 국내 출시한다. 인도 시장을 비롯한 아태, 중남미 시장에는 콤팩트 SUV 시로스를 선보인다.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도 확대하고 나선다. 세단형 전기차 EV4와 SUV형 전기차 EV5를 잇달아 출시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첫 번째 목적기반차량(PBV) 모델인 PV5를 출시한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전날 열린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올해는 이전 코로나 공급망 이슈와 지정학적 갈등과는 다른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면서도 "위기란 위험과 기회를 모두 내포하고 있어 이를 정면 돌파하고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시장 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사실 볼륨보다도 내실, 얼마만큼 질적 성장을 하느냐 그 부분도 중요할 것 같다"며 "기술·품질과 더불어 과거와는 또 다른 부분에서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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