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국내 조선 업계의 호황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발주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군함의 유지·보수·정비(MRO) 시장 개척까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 달성을 목표로 한 '넷제로' 추진을 공식화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을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LNG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비용 효율적인 화석 연료 중심의 사용을 강조해 왔다. 이에 바이든 정부가 추진한 녹색 전환 정책을 폐기하고 석유, 석탄 등 화석 연료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업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LNG 수요 및 수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LNG의 수요가 증가하면 조선업계의 경우 이를 운반할 LNG 운반선 건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수출함정과 MRO 사업 전망도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조선업이 한국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한국의 세계적 건조 군함과 선박의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 한 바 있다.
이는 한미 간 해양 방산 분야 협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조선산업을 활용한 해상전력 증강과 함정 MRO 및 건조 외주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급유함인 유콘(USNS YUKON)함의 MRO 사업을 국내 업계 처음으로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도 지난해 7월 미 해군과 함정 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향후 5년간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입찰에 공식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이에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폴란드, 캐나다의 수출 함정 프로젝트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오르카 사업은 폴란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군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총 3조4000억원 규모의 잠수함 3척 신규 도입 프로젝트다. 캐나다도 60조원 규모의 잠수함 도입 사업을 준비 중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은 2025년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주요 사업은 이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적 기업과 경쟁한다. 지난해 방산사업 수출은 처음으로 내수를 넘어섰고 해양사업은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내딛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세계 각국의 고객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미국과의 조선 분야 협력은 새로운 기회"라며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우리 실익을 찾아야 한다.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국가대표 K-조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도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올해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MRO 분야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한 종합 지원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미국 등이 관심을 보이는 군함 등 MRO 수주 지원 활성화를 위한 우대금융을 지원하고, 암모니아 벙커링선 기자재 실증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력 허용 비율 특례 규모를 내국인의 20%에서 3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암모니아 운반선을 비롯해 암모니아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 발주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대체 연료로 무탄소 시대에 적합한 선박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암모니아 연료비중이 2030년 8%에서 2050년 46%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체들은 2025년을 목표로 암모니아 추진선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미국선급(ABS)으로부터 암모니아 추진선에 대한 무인 엔진룸 설계와 안전관제 솔루션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했으며, 삼성중공업은 유럽연합(EU) 선급들로부터 9300TEU급 암모니아 추진 컨테이너선 기본 인증을 받았다.
또 한화오션은 한화파워시스템과 함께 암모니아 연료로 구동되는 가스터빈 발전기를 기반으로 한 선박 모델을 개발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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