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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LFP 배터리 늘어나는데 사용후 대책 없다


LFP 배터리 재활용 경제성 떨어져 매립 외 대안 부족
전문가들 "LFP 배터리 관리와 활용 대책 마련 필요"
"NCM 배터리 재활용 업체는 많지만 LFP는 고민 많아"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이 보급형 전기차 판매 확대에 나서며 비교적 값이 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 늘고 있다.

국내에선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생태계 구축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LFP는 재활용의 경제성이 떨어져 사실상 매립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사용후 LFP 배터리 관리와 활용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제주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 내에 보관 중인 사용 후 전기차 배터리. [사진=김종성 기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LFP 배터리 차량 보급 대수는 약 3만 대로, 2022년 LFP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차량의 수입이 시작된 이후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출시 전기차 중 테슬라 모델Y, 기아 레이 EV, KGM 토레스 EV, 볼보 EX30 등이 LFP 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BMW 'iX', 메르세데스벤츠 'EQS' 등도 LFP 탑재 모델이 있다. 국내에서도 LFP 배터리가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되기 시작하고, 전기차 탑재가 확대되면 2030년 전후로 LFP 폐배터리 배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FP 배터리는 대표적인 중·저가 보급형 제품이다. 전기차 시장은 초기 가격이 비싼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제품이 탑재된 프리미엄 차량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졌다. 그러나 캐즘 이후에는 엔트리(보급형) 전기차 모델 출시가 늘고,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LFP 배터리 수요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 원가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30~40%)이 워낙 높기 때문에 배터리 가격을 낮춰야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 대비 30%가량 저렴해 캐즘 장기화로 보급형 전기차에 눈을 돌리는 완성차 업체(OEM)의 요구에 적합하다.

실제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도 LFP 배터리 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LFP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지난 2022년 기준 31%로 늘었고, 2030년에는 4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배터리 업체의 급성장도 LFP 배터리에 기반한다. CATL, BYD 등이 세계 LFP 배터리 시장의 80%를 점하고 있는데, 세계 시장에서 LFP 배터리는 중국에서 95% 이상 생산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LFP 배터리 개발과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말부터 OEM에 LFP 배터리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SK온도 이르면 2026년부터 LFP 배터리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SDI는 상용차에 최적화된 LFP+ 배터리 개발과 함께 2026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추진 중이다.

LFP 보급 확산은 예정된 수순이지만, 사용후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문제는 아직 답보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LFP를 재활용할 때의 경제성이 삼원계 배터리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삼원계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등 핵심 소재를 90% 이상 회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LFP 배터리는 리튬 이외에 나머지 금속의 경제성이 낮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50킬로와트시(kWh) 배터리팩 1개를 해체해 양극재로 돌리는 데 드는 비용은 1kWh당 18달러 정도다. NCM811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내 금속 가치가 1kWh당 68달러에 달하지만 LFP 배터리는 45달러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광물 가격이 하락하면 수익성 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재 국내 재활용 업체들도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성일하이텍의 경우, LFP 배터리 재활용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실제적인 재활용 공정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등도 LFP 재활용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결국 경제성이 확보되지 못하면 LFP 재활용의 사업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김기현 한국환경공단 부장은 "2026년 국내 LFP 배터리 양산 시점과 배터리 내구연한이 7~10년인 점을 고려하면, 2030년 전후로 LFP 폐배터리가 다량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LFP 배터리 재활용 가치와 경제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리 방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NCM 배터리 재활용 업체는 국내에 많고 기술도 있지만, LFP 배터리는 고민이 되는 지점"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과 실증화 설비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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