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교황의 의전차 '포프모빌(Popemobile)'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로 교체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94년 동안 바티칸에 교황 의전차 '포프모빌'을 제공해 왔고, 지난 45년간은 'G-클래스'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8일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AG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 올라 칼레니우스(Ola Källenius)가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신형 G-클래스 전기차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차량을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새 전기차 포프모빌은 특히 25년마다 한 번 열리는 2025년 희년을 맞아 교황이 순수 전기차로 현지에서 배출가스 없이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내년 희년에는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로마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차량은 교황을 위해 바티칸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특별히 개발됐다. 특히 대중 앞에서의 저속 주행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맞춰 전기 구동 시스템이 조정됐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AG 이사회 의장 및 최고경영자는 "교황의 새 포프모빌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공 행사를 위해 메르세데스-벤츠 순수 전기차를 사용하는 첫 번째 교황이 됐다"며 "이는 메르세데스-벤츠에 특별한 영광"이라며 교황의 신뢰에 감사를 표했다.
이번 포프모빌은 전기 이동성과 탈탄소화를 향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차량이기도 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이번 포프모빌은 특별함과 개성을 상징할 뿐 아니라, 2039년까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신차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스트리아 그라츠, 독일 진델핑겐, 이탈리아 로마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이 약 1년간 협력해 완성했다. 프로젝트는 로마 팀이 주도했으며, 전기 구동 시스템은 그라츠 팀이 조정했다. 진델핑겐 팀은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을 통해 차체, 내부 구성, 맞춤형 장비를 제작했다.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의 전기 구동 시스템은 교황을 위한 대중 앞에서의 저속 주행이라는 특별한 목적에 맞춰 네 개의 바퀴 옆에 달린 각 모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조정됐다.
차량 뒷좌석 벤치 시트는 중앙에 위치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단일 좌석으로 교체됐다. 이 메인 시트는 회전 기능을 통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며, 다양한 각도에서 청중을 향해 연설할 수 있게 설계됐다. 메인 시트 뒤에는 추가 탑승자를 위한 좌석이 좌우로 각각 하나씩 마련돼 있다.
지붕은 B필러에서 분리됐으며, B필러는 측면 벽과 연결되어 독특한 측면 실루엣을 보여준다. 우천 등 악천후 시에는 별도의 하드탑이 탑승자를 보호한다. 왼쪽 뒷문은 제거된 뒤, 전문가들이 전통적인 코치빌딩 방식으로 제작한 부품을 차체에 매끄럽게 연결했다. 오른쪽 뒷문의 경우, 문의 경첩이 반대 방향으로 재배치됐다.
이전의 포프모빌와 마찬가지로, 차량 외부는 클래식한 진주색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교황의 '포프모빌'을 제작한 것은 약 100년이 됐다. 첫 시작은 1930년 교황 비오 11세를 위한 뉘른베르크 460 풀만 살롱(Pullman Saloon) 차량이었다. 당시 메르세데스-벤츠는 종합적인 설계 우수성과 과거 사용되던 이동수단의 중요한 특징을 차량에 적용한 점을 인정받아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접이식 시트를 통해 두 명의 고위 성직자와 수행원이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었다.
1960년대에 교황 요한 23세는 자동 변속기와 연장된 휠베이스를 갖춘 300 란도레(Landaulet)를 제공받았다. 그의 후임자인 교황 바오로 6세는 처음에는 600 풀만 란도레를, 이후에는 300 SEL 란도레를 사용했다. 1980년대에는 요한 바오로 2세가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공식적으로 '포프모빌'이라 불린 최초의 차량인 460 시리즈 G-클래스 모델을 개조해 사용했다. 2002년부터는 463 시리즈 G 500을 사용했으며, 이 차량은 그의 후임자인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도 사용했다.
이 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 M-클래스와 GLE를 기반으로 한 특별 제작 차량도 사용된 바 있다. 역할을 마친 포프모빌은 바티칸과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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