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인간이 갈 수 있는 길을 함께 가며 어렵고 번거로운 작업을 대신할 로봇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다. 부족해지는 사람의 노동력을 보완하고,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라이온로보틱스가 지향하는 점이다. ‘인간을 대신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곳으로 라이온로보틱스가 혁신의 길을 걷고 있다.
18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아이뉴스24 주최 ‘D.N.A 혁신상’에서 라이온로보틱스는 혁신상(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상)을 받았다.
‘D.N.A 혁신상’ 심사위원회는 라이온로보틱스에 대해 “최근 상주곶감마라톤 대회에서 세계 최초로 사족 로봇 ‘라이보’가 42.195km를 완주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며 “라이보는 한 번 충전으로 67km를 달릴 수 있는데, 사족 로봇이 먼 거리에서도 장시간 작업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라이온로보틱스는 ‘라이보’라는 사족 로봇을 개발했다. 이외에도 이족과 바퀴형 로봇을 하나씩 개발하고 있다. 라이온로보틱스는 2023년 11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황보제민 교수와 학생들이 창립한 회사이다.
KAIST에서 개발한 사족 로봇 기술을 바탕으로 라이온로보틱스는 ‘라이보’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다. 현재 1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한 다양한 로봇 분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라이온로보틱스는 로봇 설계, 제어, 지능 등 여러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한 연구자들이 설립한 회사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에 도전하고 있다.
라이온로보틱스의 현재를 보여주는 것은 최근 있었던 마라톤 대회였다. 사족로봇 ‘라이보2’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데 성공했다. 그것도 배터리 한번 충전으로만 한 대기록이었다.
‘라이보2’는 지난 11월 17일 상주에서 개최된 제22회 상주 곶감 마라톤 대회 풀코스(42.195km)에 참가해 4시간 19분 52초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상주 곶감 마라톤은 14km 지점과 28km 지점에 고도 50m 수준의 언덕이 두 차례 반복되는 코스이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에게 어려움이 많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보행 로봇에게는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도전적 과제였다. 연구팀은 황보 교수가 자체 개발한 ‘라이심(Raisim)’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경사, 계단, 빙판길 등 다양한 환경을 구축해 안정적 보행이 가능하도록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보행 제어기를 개발했다.
관절 메커니즘을 통해 내리막길에서 에너지를 높은 효율로 충전해 급격한 언덕을 오르는 데 사용한 에너지를 일부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보행 로봇은 보행 특성상 지면에 접촉했을 때 발생하는 충격으로 주기적 진동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하는 고난도 시스템이다. 실제 마라톤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안전하게 4시간 이상 달리기까지는 ‘라이온로보틱스’의 제조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기존 보행 효율 향상 연구들은 외부 부품이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부분은 변경할 수 없어 일부 부분만 제한적으로 개선하는 연구가 진행됐다. 이와 달리 황보 교수 연구팀은 기구 설계, 전장 설계, 소프트웨어, 인공지능까지 모든 영역을 자체 개발했다.
연구팀은 라이보 개발 과정에서 모든 영역을 최적화하는 데 집중했다. 모터 드라이버 회로를 내재화하며 구동기 손실을 최소화하고 제어 대역폭을 높여 보행 효율과 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마라톤 프로젝트를 통해 도심 환경에서 ‘라이보’가 안정적으로 배달, 순찰 등의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 보행 성능을 갖췄음을 확인했다. 라이온로보틱스 측은 “후속 연구로 라이보의 자율주행 기능을 추가하면서 산악, 재난환경에서도 세계 최고 보행 성능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수상식에서 황보제민 라이온로보틱스 사장은 “앞으로 4~5년 뒤에는 자율로봇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순찰은 물론 쓰레기를 줍거나, 군대 전방 등에서는 로봇이 순찰하는 등 임무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 라이온로보틱스가 하지 않으면 중국 로봇이 우리 대한민국 길거리를 돌아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로봇은 우리를 감시할 것”이라며 “우리가 빨리 관련 기술을 개발해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로봇이 중국 제품이 아니라 우리 제품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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