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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서글픈 '시성비' 음식문화


시간 효율성 중시 현상에 식품업계는 HMR·밀키트로 '승부'
CJ제일제당-이마트 협업…이랜드 간편식 259% 폭발 성장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먹는 시간을 분초 단위로 아끼려는 서민들의 욕구가 '시성비' 식품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시간 대비 성능을 뜻하는 시성비는, 최근 시간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분초사회' 경향이 짙어지며 더 주목받는 분위기다.

지난 8월 30일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CJ제일제당과 이마트가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김상익 CJ제일제당 식품한국총괄, 박민석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 강신호 CJ제일제당 부회장,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황운기 이마트 상품본부장, 이형순 이마트 HomeMeal 담당. [사진=CJ제일제당]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최근 이마트와 전략적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맺은 '신세계·CJ그룹 사업제휴 합의(MOU)'의 후속 조치다. 지난 8월 말엔 CJ제일제당 본사에서 두 기업 수장들이 만나 협력 확대를 논의하는 자리를 가져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두 회사는 이마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CJ제일제당 제품을 늘리고, 공동기획 상품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시성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각사 전문가들이 협업해 시성비 트렌드 등 소비자 수요에 최적화된 가정간편식(HMR) 제품으로 범위를 넓혀 가는 것이 공통된 주요 전략이다.

'홈스토랑' 가정간편식 제품. [사진=이랜드팜앤푸드]

다른 식품업체들도 조리 과정을 최소화해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HMR, 밀키트 등을 강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랜드팜앤푸드의 간편식 브랜드 '홈스토랑'은 올해 30여 종의 애슐리 간편식 신제품을 출시했다. 성과도 적지 않다. 올해 1~11월 기준 간편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9% 성장했다.

최근 상장에 성공한 더본코리아는 주력인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을 넘어 HMR 등 신성장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공모 금액의 90% 이상을 소스제조 등 F&B 식품기업과 푸드테크 기업을 사들이거나 지분을 투자하는 데 사용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하림 역시 HMR 브랜드 '더미식'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라면, 즉석밥, 만두, 국물요리 등 제품 종류도 꾸준히 늘리는 중이다.

더미식 냉동 밀키트 5종. [사진=하림]

업계에서 시성비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시간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시간을 1분 1초로 잘게 쪼개 살아가는 사회가 도래하며 식사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걸 꺼려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실제로 외식유통기업 디딤이앤에프가 모바일 설문기업 크라토스에 의뢰해 2031명에게 '간편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가량이 '조리 편의성'이라고 답했다. '가격(37.2%)', '맛과 영양(17.5%)'보다 시성비를 챙기려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조리 과정을 대폭 줄일 수 있는 HMR 시장도 날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3조4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HMR 시장은 2022년 5조원, 지난해에는 6조원을 넘겼다. HMR 제품을 주 1회 이상 구입하는 가구의 비율도 2012년 13.2%에서 2020년 26.4%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곧 돈인 세상이 됐다. 시성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식품 기업들의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HMR은 조리가 간편하면서도 빠르게 먹을 수 있어 시간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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