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지난 10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12일(현지시간)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상황에 대해 "밖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강은 이날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연극극장에서 열린 '노벨 낭독의 밤' 행사에서 '혼란스러운 상황(비상계엄 사태)에서 출국해야 했으니 얼마나 끔찍(awful)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게 끔찍하다고만 생각하진 않는다"며 "이번 일로 시민들이 보여준 진심과 용기에 감동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이 상황이 끔찍하다고만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밖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거듭 발언하자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반응을 보였다.
탄핵 집회와 관련해서는 "광주의 기억을 트라우마로 가지고 있는 제 또래나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시위 현장에) 많이 가셨다"며 "그대로 두면 상황이 얼마나 나빠질 수 있는지 알기에 모두가 걱정과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한강의 작품 '소년이 온다'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젊은 세대 분들에게 광주로 가는 진입로 역할을 조금은 해줬을 순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까지 말하는 건 과장"이라고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도 "시위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제 책을 읽고 있는 분들의 사진을 보긴 했다"며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소년이 온다'가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4년에 출간된 것을 두고 박 전 대통령의 당선이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한강은 이에 "이 책을 쓴 데는 여러 동기가 있는데 지금 말씀하신 것도 하나의 동기가 될 수 있겠다"며 "저의 내면적인 원인도 있었다. 당시 '희랍어 시간'을 다 써서 출간했는데 그 다음 책을 쓰려고 했을 때 내면에서 저항이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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