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막히니 2금융권으로…2금융 가계대출 3.2조 폭증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5조1000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대출 조이기로 억눌렸던 대출 수요가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으로 옮겨갔다.

금융위원회의 11일 '11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금융권의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폭은 10월(6조5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 줄어든 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급한 대출자들이 금리가 높더라도 2금융권으로 달려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은 3조2000억원 늘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10월에 2조7000억원 증가했었는데, 지난달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2021년 11월(3조원) 이후 2년 12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새마을금고에서 많이 증가했다.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은 지난 한 달 동안 1조원 급증했다. 지난 10월 1조원 급증에 이어 지난달에도 또다시 1조원 늘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가계대출 증가 폭이 감소하다가 지난 9월 2000억원 증가를 계기로 빠르게 증가했다.

보험권과 여신 전문 회사(카드사·캐피탈사)는 지난달 각각 6000억원 늘었다. 보험권은 전월 대비 증가 폭이 2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은 지난달 4000억원 늘었다.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증가 폭이 둔화했다. 지난달 1조9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10월 3조8000억원 대비 1조9000억원 줄었다.

지난 8월 9조2000억원으로 큰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지난 9월 계절성 영향으로 5조6000억원으로 줄어든 후 증가 폭이 둔화하고 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은행 주담대는 지난달 8000억원 늘어 지난 10월(1조5000억원)보다 7000억원 줄었다. 정책성대출은 보금자리론 감소세 축소로 전월 대비 증가 폭이 3000억원 늘어난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새마을금고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새마을금고·농협·저축은행·여전사 등 2금융권 일부 업권의 주담대 쏠림 현상에 대해 자세히 모니터링(감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역전세 반환 대출 규제 완화를 내년 12월 31일까지 1년간 연장하겠다"며 "지방·비(非) 아파트를 중심으로 역전세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전세보증금 반환의 어려움 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