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빌라촌 밀집지역으로 유명했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대의 재건축 사업이 속속 추진되며 이곳 일대가 신흥 아파트 타운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각 구역의 사업 계획대로라면 향후 약 1만3000가구의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방배동에서 재건축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장은 10여곳에 달하며, 새로 들어설 아파트는 총 1만3058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업장은 방배5구역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난 8월 '디에이치 방배'란 이름으로 성공리에 분양을 마쳤다. 1순위 1686가구 모집에 5만8000여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90.28대 1을 기록했다. 2026년 9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방배삼익아파트(408가구)를 재건축한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721가구 규모로 지난 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을 마무리했다. 특별공급은 69가구 모집에 1만7349명이 몰려 평균 청약 경쟁률이 무려 251.43대 1에 달했다. 10일 1순위 청약에서는 71가구 모집에 3만4279명이 신청하며 평균 경쟁률이 482.8대 1에 달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방배6구역을 재건축한 '래미안 원페를라' 1097가구를 공급한다. 일반 분양 물량은 465가구다. 이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달엔 분양할 계획이다. 입주는 내년 11월로 예정돼 있다.
방배6구역은 지난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2015년 조합을 설립한 이후 2016년과 2017년 각각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2020년부터 철거에 돌입해 2022년에 첫 삽을 떴다.
철거 단계인 방배13구역과 방배14구역은 각각 GS건설과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방배 포레스트 자이' 2217가구, '방배 르엘' 487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방배신동아아파트 재건축은 '오티에르 방배'로 거듭난다. 업계 관계자는 "후분양 아파트여서 준공 단계에 들어서는 오는 2026년 하반기에서 2027년 상반기 일반 분양이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95가구 규모인 방배대우아파트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316가구로 변모한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올해 초 시공사 선정을 위한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1688가구로 새로 태어나는 방배15구역은 시공사 선정을 준비 중이다. 1981년에 준공된 방배신삼호아파트(삼호4차) 재건축도 최근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481가구에서 920가구로 재건축하기로 했다. 종전 정비계획안보다 63가구 늘어난 수준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계획대로 재건축사업이 추진된다면 방배동의 주택 평균 가격도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 지역의 대장 아파트가 어느 정도 가격을 주도할지에 따라 방배 지역의 위상이 달라지고 반포나 잠원 등 서초구의 다른 지역과 격차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재건축 사업, 순탄치만은 않아
방배동 일대가 새롭게 태어나며 기대감이 피어나지만 아직은 변수가 있다. 방배삼호아파트(1·2차, 10·11동)는 2021년 추진위원회를 설립했고, 임광3차아파트는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단계여서 사업 초기다. 조합원 간 이견일 생겨날 소지가 적잖이 쌓여있을 수밖에 없다.
3065가구의 초대형 아파트단지로 변모할 방배5구역은 송사가 얽혀 자칫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 방배5구역 조합은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이달까지 이전 시행사인 GS건설 컨소시엄(GS건설·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에 화해 권고와 함께 525억원 배상 주문을 받았다. 지난 2014년 컨소시엄이 방배5구역 시공사로 선정됐다가 사업 계획 등을 비롯한 갈등이 발생해 조합은 2017년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에 시공사 컨소시엄은 조합을 상대로 시공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41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 2심에서 50억원으로 줄어들자 대법원까지 갔다. 대법원은 2심의 손해액 산정이 미흡하다고 판단, 파기 환송했고 서울고법은 525억원을 배상하라며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에 방배5구역 조합은 이달 중으로 조합원 총회를 거쳐 배상안을 받아들일지 결정할 예정이다.
316가구를 짓는 방배7구역은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두 차례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시공 조건을 완화해 재공고에 나섰다. 재공고 후 첫번째 입찰에서 삼성물산만 참여해 또다시 유찰돼 다음주 재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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