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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생존 경쟁…사업 효율화·기술 우위 확보 총력


전기차 '캐즘' 장기화 속 K-배터리 점유율 하락세
국내 배터리 3사, 임원 인사서 '기술통' 전진 배치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현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배터리 시장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최근 시장 점유율이 중국에 밀려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사업 효율화와 기술 우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공개한 파우치형 셀투팩 기술. [사진=아이뉴스24]

9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포인트(p) 하락한 20.2%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31.7%에서 3년 만에 10%p 이상 낮아진 것이다.

최근 3년 사이 시장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CATL과 BYD(비야디)의 합산 점유율은 39.7%에서 53.6%로 상승했다. 중국 기업은 자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효율화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공장 등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유휴 라인 일부를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ESS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7조2000억원을 투입해 애리조나주에 원통형 배터리 36기가와트시(GWh),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17GWh 규모로 공장을 건설 중이었다. 해당 공장은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했지만, 건설 재개 시점은 미정이다. GM과 함께 투자했던 '얼티엄셀즈' 미시간 3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GM의 지분을 완전 인수하고, 공급망을 재조정하기로 했다.

배터리 업체들은 기술 우위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던 삼성SDI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도 각형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각형 배터리를 개발하고 향후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각형 배터리 후발 주자이지만,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K온도 각형 배터리 개발을 마치고 주요 완성차(OEM) 고객사와 양산 시기 등을 논의 중이다. SK온 각형 배터리는 지난 6월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중국 지리그룹에 공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그룹은 산하에 지리자동차, 스웨덴 볼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영국 고성능 차량 로터스 등 약 10여개 브랜드를 두고 있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갖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과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비 30%가량 저렴하다. 향후 보급형 전기차의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 다변화 전략의 일환이다.

SEN리서치는 "가격 경쟁력과 높은 열안전성의 LFP가 NCM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급성장했다"며 "중국 OEM 외에도 다수의 글로벌 OEM이 LFP를 도입하면서 3사 역시 빠르게 LFP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3사가 연말 임원 인사에서 승진 규모를 대폭 축소하면서도 '기술통'을 전진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SK온은 임원 인사에서 단 2명을 승진시켰는데,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다. 아울러 SK하이닉스 출신 이석희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 총괄은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연구개발) 실장 등을 맡으며 해외에 의존하던 기능성 웨이퍼의 자체 개발을 주도해 소재부품 국산화를 이끈 경험이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 인사를 통해 엔지니어 출신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기존에 '전략통'으로 꼽힌 최윤호 대표이사 자리를 교체한 것이다. 또 부사장 3명 중 2명을 엔지니어 출신으로 채우면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김동명 사장의 유임을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선임된 김 사장은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연구개발(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기술통'이다. 2014년 모바일전지 개발센터장, 2017년 소형전지사업부장을 거쳐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는 등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사업부문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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