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드리프트(BET) 코인에 대한 정보를 추가했다.
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최근 드리프트(DRIFT) 코인의 주요 내용 설명서에 벳(BET)에 대한 투자자 유의 사항을 추가했다.
업비트는 드리프트가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인 "벳(BET) 예측 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사행성이 문제 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고 최근 밝혔다. 다만 국내에서는 벳 서비스가 차단돼 있어 한국인이 이용할 수는 없다.
드리프트는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벳 서비스를 운영하는 코인이다. 국내에는 지난달 8일 업비트 상장을 통해 들어왔다. 드리프트는 스포츠, 선거와 같은 분야에서 승패 예측 결과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베팅금을 분배한다. 스테이블 코인(달러와 가치가 연동된 가상자산)이나 가상자산을 소위 베팅 칩으로 쓴다.
미국 대선 때는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의 당선 결과를 두고 2366만달러(330억원가량)의 베팅금을 모았다. 온라인 도박 사이트와 다를 바가 없다 보니,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벳 서비스가 드리프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보니,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의 벳 참여를 끌어낼 것"이라며 "국내에서 베팅 서비스를 막았다고 하더라도, 해외 베팅으로 인한 코인 가격 변화는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행성 코인 상장과 거래에 따른 우려에도 금융감독 당국은 자율 처리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각 거래소가 업계와 같이 만든 모범 사례에 맞춰 상장 심사 기준을 맞춰 운영하고 점검해야 한다"며 "금감원에서 거래소의 코인 상장과 운용이 잘 되는지를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초기 코인 공개(ICO)가 금지돼 있는 상황에서 코인 상장을 규제할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거래소가 준수해야 할 규정은 거래소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가 모여 만든 '가상자산 거래 지원 모범사례'뿐이다. 이마저도 자율 규제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코인 상장과 관련해 가상자산위원회에서 경고나 처벌을 통해 거래소를 확실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문제 소지가 있는 코인을 상장한 거래소들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있으니, 이런 상황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위원회는 지난달 금융위원회에서 출범한 정책 자문 기구다. 가상자산 발행이나 상장에 관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2단계 입법도 추진하고 있다. 2단계 입법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걸 고려하면, 입법 전까지 가상자산 시장을 직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주체는 가상자산위원회뿐이다.
거래소들이 거래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기술력이 부족하거나 사행성을 조장하는 코인을 무분별하게 상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4대 코인 거래소들이 올해 들어 상장한 밈(meme) 코인은 지난달 기준 18개다. 이 중 8개가 미국 대선 이후인 지난달에 상장했다. 밈 코인은 특별한 기술력이 없어도 인기 캐릭터나 풍자물에 기반해 만든 가상자산이다.
/정태현 기자(j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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