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 판매량도 지속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 'EV3',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 소형 전기차의 판매는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EV3는 지난 11월 국내 시장에서 2284대를 판매했다. 10월보다 8.4% 증가한 것으로, EV3는 7월 국내 판매 시작 이후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 1만2390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 11월 국내에서 1731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11월에 팔린 현대차의 전기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캐스퍼 일렉트릭과 EV3는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 대중화를 앞세운 모델이다. 기존에 프리미엄급 차량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이뤄졌다면, 중장기적인 전기차 수요 확대를 위해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한 전기차 엔트리(보급형) 모델의 판매 확대가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는 가격 경쟁력과 내연기관차에 준하는 주행 거리 확보에 주력했다. 특히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하며 소형 전기차임에도 배터리 성능에 공을 들였다.
현대차·기아는 엔트리급 전기차 수요를 확인한 만큼, 해외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캐스퍼 일렉트릭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일본 진출도 추진한다. 기아는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 EV3의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유럽 시장 판매 목표는 연 6만 대 수준으로, 향후 EV4, EV5 등 중소형 전기차 모델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EV3를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중국의 전기차 브랜드 BYD(비야디)가 국내 시장 진출에 나서며 '가성비' 전기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BYD는 내년 초 한국 시장에 승용차 브랜드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BYD는 2016년부터 전기버스를 판매하고 있고, 전기트럭도 출시한 바 있다.
아직까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낮아 BYD의 시장 진출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비교적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가성비'를 앞세워 젊은 소비층이나 렌터카, 법인용 차량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국내 전기차 산업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관계자는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계는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장 전략을 구사할 수 있으며, 비교적 높은 브랜드 인지율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전기 승용차 브랜드의 틈새시장 선점으로 중견 3사(르노코리아·KGM·한국GM) 등 국내 업계 내수 경쟁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투자와 협력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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