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주요 외신은 계엄령 선포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AP통신은 같은 날 "윤 대통령의 놀라운 움직임(surprising move)은 1980년대 이후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권위주의적 지도자(authoritarian leaders)를 연상시킨다"면서 야당과 함께 여당인 국민의힘도 계엄령 선포를 비판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이번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이 놀라운 움직임은 (해방후) 역사 초기에 독재 지도자들이 있었지만 1980년대 이후 민주적이라고 여겨온 한국에 큰 충격파(shock waves)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결정은 현대 민주주의 역사상 한국 지도자가 내린 가장 극적인(dramatic) 결정 중 하나"며 "한국 국내 정치는 오랫동안 분열됐으며 크게 당파적이었으나 민주주의 시대 그 어떤 지도자도 계엄령을 선포하는 데까지 나아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존 닐슨-라이트 케임브리지대 한국 프로그램 책임자는 계엄령 선포를 두고 CNN에 "솔직히 이상하다(bizarre)"며 "이는 명백히 정치적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AFP통신은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배경과 관련해 "계엄령 선포는 지난주 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9%까지 떨어지고, 다수가 윤 대통령의 경제 대응에 불만을 드러낸 데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낮은 지지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윤 대통령이 야당이 장악한 의회가 정부 조치를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명령은 겨우 6시간 정도 지속됐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민주주의로 알려진 한국에서 이것은 광범위한 파장(wide-reaching ramifications)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 가결에 대해 "정치적 교착 상태로 인해 자신의 임기가 어려워진 데 대한 이례적인 대응"이라며 "한국 국회의원들이 계엄령 종료를 요구하며 대통령에게 도전하는 투표를 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 역시 "절박한 도박이었던 것 같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권위주의적 태도에 대한 향수가 적어도 일부 남한 정치 세력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은 그의 판단이 틀렸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한 외신의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CNN과 로이터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계엄령 실패로 인해 한국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 누리꾼들은 외신 홈페이지에 올라온 관련 기사에 "국가 망신이다" "1970년대를 보는 것 같다" "이제 어디 가서 한국인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기 어렵겠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치고 있는 반면, 해외 누리꾼들은 외신 보도를 접하고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추가 설명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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